건강식으로 질병·노화도 막는 '위대한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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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좋은 음식 10가지

우리 땅에서 나는 콩과 된장, 곡식과 고등어, 과일, 채소 등 가까이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만으로도 10년은 더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사진은 나물 반찬이 돋보이는 한정식 밥상. 부산일보 DB

'100세 시대'라고 했던가. 의학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인류는 이제 거뜬히 100세 수명을 누리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을 달리해 보자. 그 긴 시간을 과연 얼마나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걸까. 혼자서는 거동이 불편하고 각종 병마와 싸워가며 연명하는 100세는 결코 우리가 바라는 '장수'가 아니다.

째깍째깍 잘도 가는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고…. 그렇다면 우리 몸의 시계를 조금씩 앞당기는 건 어떨까. 하루 세 끼, 매일 먹는 음식들을 지금보다 조금 더 신경써주는 방법으로도 충분하다. 물론,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수면을 취하고, 흡연·음주·불규칙한 식습관을 버리는 것도 함께 해야 최상의 효과가 보장된다는 점을 잊지 마시길.


현미에 잡곡 섞으면 장 운동·혈당 조절 효과
된장·마늘, 성인병 및 암 예방에 탁월한 효능
토마토 등 채소, 고등어·견과류도 챙겨 먹어야



· 한국인에게 특히 좋은 음식=밥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에게 쌀은 너무나도 중요한 에너지 섭취원이다. 하지만 도정을 여러 번 거친 곡류는 단순한 탄수화물만 남게 되므로 영양소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쌀눈과 식이섬유, 생리활성물질 등 몸에 유익한 성분들이 많은 현미는 그래서 꼭 챙겨야 한다. 혈관 질환은 물론이고 암, 당뇨병, 간질환 등을 예방하는 밥상에서는 빠져서는 안 될 주인공. 노화를 막아주는 식물성기름과 리놀렌산도 다량 함유돼 있다. 더불어 현미에다 여러가지 잡곡을 섞어 밥을 지어 먹으면 장 운동을 원활히 하고 콜레스테롤 배설과 혈당 조절에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콩과 된장은 또 어떤가.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 불릴 정도로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하고 무기질·비타민·필수 아미노산·칼슘·철분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콩은 특히 폐경기 여성에게 좋다. 천연 식물성 화합물인 이소플라본이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기능과 구조를 갖고 있어 40~50대 여성들에게 호르몬 대체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콩에 기원을 둔 전통 발효식품 된장은 철분·인·칼슘·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를 품고 있으며,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혈압을 낮춰 성인병에 효과적이다. 더불어 여러 연구에서 항산화 효과와 세포의 발암 과정을 억제하는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마늘.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암 예방효과가 있는 48개 식품 중 으뜸으로 뽑은 식품이다. 최근 항암효과와 더불어 간과 뇌세포의 퇴화를 방지하는 항노화효과도 탁월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예방하며 면역기능 증강, 항산화 작용. 항균 작용, 인슐린 분비 등의 역할도 하는 그야말로 '멀티 플레이어'다.

· 빠질 수 없다, 채소='이것의 얼굴이 빨갛게 익어갈 때 의사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간다'는 서양 속담이 있다. 이것은 바로 토마토. 젊어지고 싶다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채소다.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칼륨·엽산·비타민 A C의 훌륭한 공급원이며, 특히 토마토의 붉은 빛의 근원이 되는 라이코펜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한다. 몸속 유해한 활성산소를 억제하고, 동맥의 노화를 늦춰주는 역할도 한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아서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겨울이 제철인 시금치도 훌륭하다. 대표적인 녹황색 채소로, 질 좋은 섬유질과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카로티노이드는 산화를 막을 뿐만 아니라 면역계와 항암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이외에도 시금치는 동맥경화와 고혈압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임산부와 여성에게 유익한 엽산의 좋은 공급원이다.

또 하나 놓쳐서는 안 될 채소는 브로콜리. 항산화 및 항암작용을 하는 셀레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고, 섬유질·비타민 C·베타카로틴이 많아 만성피로와 변비,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성장기 어린이들의 발육을 돕고 여성들의 빈혈도 완화시킨다.

· 조금 비싸도 꼭 챙겨 먹자=요즘 어황이 나빠 마리당 가격이 6천~7천 원에 이른다는 고등어. 이젠 더 이상 서민 생선이 아니라지만 몸값이 비싸져도 우리 몸에 제값을 하는 것이 고등어다. 단백질·지방·칼슘·인·비타민 A B D 등이 풍부하고, 특히 EPA와 DHA가 많이 함유돼 있는 고등어는 콜레스테롤의 대사를 원활하게 해 줌으로써 혈액순환 및 신진대사에 도움을 준다. 또 DHA는 잘 알려져 있듯이 뇌 발달을 촉진시켜 기억과 학습능력을 향상시켜준다. 이 때문에 아이들이나 노인들이 꾸준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

최근 1~2년 사이 건강식품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블루베리가 다음 주자. 세포를 보호하고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을 강화시켜 주는 항산화 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건강한 젊음을 유지하게 해 주고 항균·항염증 작용을 한다. 특히 블루베리의 보라색을 띠게 하는 안토시아닌계 색소는 심혈관계 질환에 탁월하며, 눈의 망막세포 내 자줏빛 피그먼트를 생성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음식은 견과류다. 땅콩·밤·호두·잣·은행·아몬드 등의 견과류에는 필수지방산·리놀렌산과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혈액 내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역할과 함께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부착되는 것을 방지해 준다. 또 뇌세포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비타민 E와 미네랄·무기질 덕분에 알츠하이머병 등 노인성 치매 예방에도 좋다. 또 흡연자에게는 전립선암 위험도를 줄이는 효과를, 여성들에게는 피부노화를 차단하는 효과를 줄 수 있으므로 장기간 꾸준히 먹는 것이 좋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도움말=부산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규 교수

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강동완·박영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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