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 강경대 평전 - 이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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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만나는 해맑은 청년

강경대 평전 / 이동권

군부 독재는 박종철, 이한열 등 수많은 청년 열사를 낳았다. 강경대 열사는 이들에 비해 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1991년 4월 26일 '학원자주화'와 '노태우 군사정권 타도'를 외치다 백골단이라 불리는 경찰들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집단 구타를 당해 숨을 거뒀다. 대학을 입학한 지 겨우 두 달을 넘긴 새내기였다.

그의 죽음은 같은 해 '5월 투쟁'의 도화선이 됐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거리로 나와 최루탄과 물대포에 맨몸으로 맞섰고 강경대의 뒤를 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여타 열사들과 달리 강경대는 소위 이념과 사상으로 무장된 '열혈 운동권' 학생이 아니었다. 무엇이 그를 열사의 길로 이끌었을까.

'강경대 평전'은 친구와 이웃 돕기를 좋아했던 유년시절부터 사회문제에 눈을 뜬 짧은 대학생활, 그의 죽음 이후 벌어진 5월 투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퍼주기를 좋아하던 어린이 경대에게서 훗날 붉은 꽃잎으로 만개할 푸른 꽃씨의 모습이 읽힌다. 주변 사람들의 일관된 기억처럼, 책장 곳곳에 실린 사진 속 강경대는 내내 해맑게 웃고 있다. 이동권 지음/민중의소리/432쪽/1만 5천 원.

이대진 기자 djr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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