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전문의 이경미의 위풍당당 性교실] "입구가 너무 좁아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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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 환자가 질 입구가 너무 좁은 것 같아 더 넓힐 수 없는지 문의를 해왔다. 대개는 질이 늘어났다, 헐렁하다 하여 좁히는 수술을 받고 싶어 하는데 이 분은 반대였다.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부럽다 할 수도 있지만 본인은 그로 인한 성교통이 너무 심하다고 했다. 물론 수술로 조절이야 가능하지만 그 전에 중요한 것은 정말 그 통증이 단순히 입구가 좁아서 생기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여러 가지 검사와 문진으로 볼 때, 질협착증이나 다른 해부학적 이상에 의한 통증이라기보다 질경련에 의한 통증으로 보였다.

성교통은 실제 많은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질환이다. 그 중에 질경련은 성관계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외음부전정염과 더불어 드물지 않게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성교통증 장애의 하나다. 주로 신혼부부의 여성에서 발생하지만 모든 연령층의 여성에서 나타날 수 있다.

질경련은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인 질 하부 1/3의 근육들이 불수의적인 경련을 일으킴으로써 심하면 음경 삽입 자체가 전혀 안되어 성교가 불가능하거나 심한 성교통을 유발하는 상태를 말한다. 문제는 이 수축이 본인이 아무리 조절하려 해도 그 의지와 상관없이 진행이 되며 대개 '삽입공포'를 가지고 있어서 성기뿐만 아니라 탐폰이나 검사를 위한 질경 등을 삽입할 때도 심한 공포감으로 질 근육이 움찔거리거나 수축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공포감이 질 근육을 수축시켜 질을 닫아버리기 때문에 삽입 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는 성에 대해 매우 폐쇄적이거나 엄격한 교육을 받아온 여성이거나 섹스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에서도 때때로 나타난다.

심하지 않은 대개의 환자들은 어느 정도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으나, 중증인 경우는 결혼 후 오랫동안 섹스를 하지 못해 고민하다가, 또는 아이가 없다고 의심한 부모의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질경련은 수술하지 않고 심리치료, 행동치료 등을 통해 대개 90% 이상에서 치료가 된다. 그러나 대개는 삽입성교를 못한다는 사실을 숨기기에만 급급해서 증세를 더 악화시키거나 부부관계가 완전히 소원해지는 악순환으로 넘어간다. 또한 아내의 질경련으로 오랫동안 삽입성교를 못하는 남편이 대부분 자위행위로 욕구를 해소하다 보면 실제 아내와의 성관계에 부담을 느끼고 본인까지도 삽입성교에 대한 두려움까지 생긴다. 그러다 보니 욕구도 없어지고 막상 성관계를 하려고 해도 발기가 안 되거나 발기가 되더라도 이내 죽어버리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질경련으로 고통받는 경우, 부부가 함께 와서 함께 치료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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