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은 어떤 회사?] 방산업체로 정경유착 속 급속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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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체로 정경유착 속 급속 성장 거액 정치자금 '5공 청문회' 수모도

동전과 총알을 만드는 풍산그룹은 1968년 창업됐다. 창업주는 지난 1999년 작고한 류찬우 회장이다. 류 회장은 경북 청송에서 나서 대구공고를 졸업한 뒤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에서 자수성가를 한 류 회장은 박정희 정권의 해외교포 자본 유치 운동에 호응해 국내로 들어왔다.

일본에서 모은 1천만 달러를 전액 투자해 만든 것이 풍산이다. 독점적인 방위산업의 특성에 힘입어 사세를 확장한 풍산은 4개의 자회사와 10개 손자회사, 5개 해외지사를 거느리고 있다. 국내 100대 대기업에도 포함된다.

창업자인 류찬우 회장은 서애 류성룡의 12대 손이다. 회사 이름도 본관을 따서 '풍산'이라고 지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경북 경주시 안강종합탄약공장이 준공했을 때 류 회장에게 방위산업 외에 하고 싶은 사업이 있는지를 물었다. 류 회장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며 정중히 사양했다고 한다. 그러나 전두환 정권 때인 1982년 지금의 부산공장 자리인 국방부 조병창 부지를 불하받는 등 정권의 특혜를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류 회장은 제5공화국 정권에 거액의 정치자금을 낸 사실 때문에 5공 청문회에 불려나오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청문회 스타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증인은 모두 34억 5천만 원을 청와대에 갖다 바쳤다. 권부에는 34억 원이란 돈을 갖다 주면서 내 공장에서 일하다 죽은 노동자에게는 4천만 원을 주니 8천만 원을 주니 마니 싸우는 것이 기업이 할 일입니까"라고 질타했다.

한편으로 류 회장은 평생 사장이기를 거부하고 '대표 사원'을 자청했으며 "사옥 지을 돈이면 생산 설비를 하나 더 들이겠다"는 경영철학을 지녔다고 한다.

작고한 류 회장의 뒤를 이어 회사를 물려받은 이가 차남인 현재의 류진 회장이다. 미국 정가의 인맥통으로 세간에 알려져 있다. 특히 부자가 대통령을 지낸 부시 가문이나 오바마 현 대통령 측근들과도 친밀도가 높다고 한다.

그러나 선대와는 달리 지난해 말 서울 충정로에 지하 6층, 지상 16층 규모의 사옥 '풍산 빌딩'을 신축해 입주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 2010년에는 가족 경영의 기업 철학에 걸맞지 않게 30년을 가꾼 계열사인 풍산마이크로텍을 매각하는 등 선대와는 다른 경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심층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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