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점 얕봤다간… 피부암일 수도
피부암은 햇빛에 의한 피부 손상으로 대부분 발생한다. 자외선이 주범이며 그외에 유전자 이상이나 흉터 등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환자는 주로 고령층이다. 서양에서 흔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요즘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드물지 않게 발병하고 있다. 레저와 스포츠 등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그렇다.
■ 피부암인지? 점인지?
40대 후반의 주부 H 씨는 볼에 검은 점이 있었는데 크기가 커지고 색깔도 점점 짙어졌다. 한 번씩 상처가 생겨 피가 나고 딱지가 생기는 증상이 반복돼 병원을 찾았다. 피부과에서 더모스코피(피부를 확대해서 보는 특수기구)로 점 주변을 관찰한 결과 피부암이 의심됐다. 조직검사 결과 기저세포암 진단을 받고 곧장 절제 수술을 받았다. 수술 당시 해당 부위가 0.3㎝ 크기로 매우 작았으며 조기에 발견된 덕분에 수술 후 흉터도 거의 남지 않았다. 현재까지 2년이 넘게 추적 관찰하였지만 재발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육안으로 구별 어려워
고령층에 주로 발병
기저세포암 가장 흔해
모즈 미세도식수술 효과적
H 씨는 아주 다행스러운 경우에 해당된다. 이 정도에서 끝나지 않고 상황이 아주 심각한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50대 후반의 여교사 K 씨는 10년 전 코에 검은 점이 발견돼 동네의원에서 레이저로 제거 시술을 받았다. 그러나 몇 달만에 재발해 다시 레이저 시술을 받는 등 5년에 걸쳐 총 4차례의 레이저 시술을 반복했다. 그러다가 레이저 시술을 받은 피부 아래에 작은 몽우리가 생겨 조직검사를 한 결과 뒤늦게 기저세포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막상 수술에 들어가 보니 암조직이 거의 뼈 위쪽까지 침범해 코 아래의 연골과 근육까지 모두 절제해야 했다. 큰 수술이라 흉터도 크게 남았고 코 모양을 살리기 위해 성형수술까지 받았다.
■ 레이저 시술 때 암조직과 구분 필요
피부를 구성하는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과다하게 증식하여 뭉쳐 있는 것이 '점'이다. 피부에 존재하는 멜라닌 색소에 의해 검은 점, 파란 점 , 붉은 점, 흰 점이 된다. 흔히 말하는 검은 점은 의학용어로 '멜라닌세포 모반'이라고 하는데 기미, 주근깨, 검버섯, 흑자 등의 잡티도 넓은 의미에서 점이다.
피부암은 얼굴, 목, 팔 등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교적 관찰이 쉽고 조기에 발견할 확률이 크다. 그러나 피부암에 대한 정보가 매우 부족해 조기진단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피부암을 점으로 오인하고 그냥 넘기는 경우가 곧잘 생기고 있다는 말이다. 최근 들어선 미용목적의 레이저 시술이 일상화되면서 피부암인줄 모르고 레이저로 제거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부산대병원 피부과 김훈수 교수는 "피부암인줄 모르고 레이저 시술을 했다해도 암이 더 퍼진다든지, 악화된다는 증거는 없다. 다만 레이저 시술을 받으면 겉으로 드러난 암조직이 사라져 육안으로 발견이 어려워진다. 다시 피부로 올라와 표시가 날 때에는 이이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 비대칭, 통증, 출혈 잦으면 피부암 의심
초기 피부암은 눈으로 봐서는 구별이 잘 안된다. 피부과 전문의들도 더모스코피로 관찰하거나 조직검사를 하지 않으면 구분하기 힘들 때가 많다.
피부암을 식별하는 요령은 이렇다.
△원래 있던 점이 비대칭적으로 자라거나 색깔이 균일하지 않을 때 △가려움증과 통증이 동반될 때 △출혈이나 딱지가 반복되고 진물이 흘러 잘 낫지 않을 때 △원래 있던 점 주변에 작은 점이 나타날 때 △크기가 크고(대략 연필지우개 두께 이상) 경계가 불규칙한 모양일 때는 피부암을 의심할 수 있다.
40세를 넘어서 점이 새로 생길 때가 대부분이다. 점이 있어도 변화가 없다면 피부암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 미세도식수술, 재발률 낮고 예후 좋아
가장 흔한 피부암은 기저세포암이다. 자외선이 가장 잘 닿는 얼굴에 많이 생긴다. 처음에는 갈색이나 검은색을 띠는데 점점 크기가 커지고 궤양이나 딱지가 생기고 상처에서 피가 난다.
기저세포암 |
편평세포암 |
악성흑색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