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클레인 난동으로 초토화 된 진주경찰서 상대지구대 모습. 진주소방서 제공

주차 단속에 항의하다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40대 포클레인 기사가 한밤중에 포클레인을 몰고 경찰지구대에 찾아가 지구대 건물과 순찰차량 등을 마구 부수며 40여 분간 난동을 부리다 경찰이 쏜 총을 맞고 검거됐다.

17일 오후 10시께 황 모(41·진주시) 씨가 자신의 대형 포클레인을 몰고 진주시 상대동 진주경찰서 상대지구대에 나타났다. 포클레인 소리와 불빛을 본 경찰관들이 건물 밖으로 나오려는 순간 황 씨는 포클레인에 달린 집게를 이용해 지구대 앞 차량 돌진방지석을 치운 뒤 집게로 순찰차량(쏘나타)을 들어 올려 지구대 정문을 향해 던졌다.


진주서 순찰차 부수며 난동

실탄 쏴 검거, 대퇴부 맞아


황 씨는 순찰차를 다시 들어올려 지구대 정문을 쳐 파손하는 등 난동을 계속 부렸고, 뒤집힌 차량을 정문으로 밀어 넣어 경찰관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막았다. 황 씨는 이후에도 인근의 가로등과 가로수, 간이 버스정류장 등을 닥치는 대로 부쉈다.

당시 지구대 건물 안에는 경찰관들이 다수 있었지만 황 씨가 포클레인을 회전해가며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한참동안 이를 제지하지 못했다.

경찰은 진압용 테이저건을 여러 발을 발사했지만 황 씨가 계속 난동을 부리자 운전석 아래 부위를 향해 실탄 3발을 쏴 황 씨를 검거했다. 다리 대퇴부에 총을 맞고 검거된 황 씨는 경상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황 씨는 혈중 알코올농도 0.099%의 만취상태였다.

황 씨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진주시청 교통행정과를 찾아가 주차 단속에 항의하며 공무원들과 몸싸움을 하는 등 승강이를 벌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상대지구대 경찰관에게 체포돼 조사를 받고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진주경찰서는 황 씨에 대해 특수공무집행 방해 및 공용물 손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선규 기자 sunq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