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화 관리·수선 요령] 고쳐 신고 갈아 신고, 가을 산으로 가자
입력 : 2013-10-18 09:44:17 수정 : 2013-10-18 14:13:32
닳고 낡아 못 신게 된 등산화도 전문 수선을 거치면 제법 괜찮은 신발로 거듭날 수 있다. 부산 금정구 회동동에 있는 등산화 전문 수선업체 대영BS의 등산화 밑창 교환 작업 장면. 밑창이 닳은 등산화는 때론 산꾼의 멋과 노련미를 상징하지만, 그대로 뒀다간 자칫 안전 산행을 위협할 수 있다. 모처럼 오른 산에서 등산화 때문에 산행을 망친다면 이만저만 낭패가 아니다. ㈜트렉스타 A/S고객지원센터(1599-0055), 등산화 수선전문업체인 대영BS(051-524-2351)의 도움을 받아 등산화 관리 요령 등을 일문일답으로 풀었다.
■몇 년째 처박아 둔 등산화를 꺼냈다. 모양이 구겨지고 창도 낡았는데 버려야 할까?
주1회 산행 땐 2년째 밑창 교체
브랜드 A/S 시스템 이용해 수선
신문지 채워 보관하면 형태 유지
등산화 밑창(아웃솔)은 보통 1주일 1회 산행(산행시간 평균 4~6시간)을 기준으로 할 때 2년마다 교체하는 게 좋다. 뒷산이나 둘레길 걷기 등 가벼운 산행을 주로 한다면 교체기간이 좀 더 길어진다.
최근엔 발목이 짧고 가벼운 경등산화를 일상화로 신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교체주기가 1년 정도로 짧아진다. 등산화는 신발 몸체와 중창(미드솔), 밑창 구조로 이뤄진다. 밑창이 닳아 중창 부분이 살짝 보이거나 안짱다리, 팔자걸음 등 보행습관 탓에 밑창의 편마모가 심하다면 수선이 필요하다. 중창 부분이 갈라지고 부식돼 가루가 떨어져도 수선을 받아야 한다.
신발장에서 장기간 방치하다 형태가 찌그러진 경우도 라스트(신골)를 넣어 교정하면 대부분 원래 형태로 복원된다. 새 등산화가 발에 맞기까지 보통 한두 달이 걸린다. 하지만 계속 발이 배기고 발가락이 아프고 불편하면 특수 수선을 요청해야 한다. 내피에 패딩을 보충하고 밑창을 바꾸거나 열 성형을 통해 등산화의 크기를 2~3㎜가량 늘리기도 한다.
■수선은 어디서 하고 비용과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
등산화가 고가 추세를 보이면서 대부분 등산화 제조회사는 A/S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등산화를 산 대리점이나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A/S를 상담하고 접수한다. 트렉스타 등 국내업체 이외의 일부 외국 브랜드는 외주 형태로 A/S를 하기에 수선 기간은 업체마다 다르다. 짧은 곳은 1주일, 긴 곳은 1달 이상 걸린다. 비교적 산행 비수기인 여름에 수선 기간이 짧고, 본격 산행철인 봄, 가을엔 이때보다 2~3배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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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신어 뒤꿈치 부분 밑창이 벌어진 등산화와 트레킹화. 중창이 부식된 등산화(위로부터). |
수선 비용은 금속장식, 신발끈 고리 교체 등 가벼운 수선은 7천~1만 원, 신발 외피와 내피(패딩) 손질은 1만~3만 원. 창 갈이는 3만~5만 원 정도이다.
구입한 지 5~6년이 넘은 제품은 밑창이나 중창, 갑피 재질의 재고가 없을 수 있다. 이때는 다른 형태의 밑창과 소재로 대체한다. 업체에서 사전에 소비자에게 수선 여부를 문의하니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만, 등산화 노화와 훼손 등으로 밑창이나 중창을 교환하면 충격 흡수 등 특수기능이 약화되고 고어텍스 소재는 방수 원단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신발의 착화감도 그 전보다 못하다. 신발 외피를 합성피혁이나 천,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등산화는 창 갈이가 안 되기에 신을 살 때 창 갈이 여부도 물어보자. 수선 비용이나 무상 보증기간은 업체마다 천차만별이기에 제품 구입 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고무 벗겨짐 등 가벼운 훼손은 동네 구두 수선가게에 맡겨도 되는지?
등산화는 시간이 지나면 접착 부분이 느슨해지고 벌어진다. 특히 바닷가나 겨울철 제설 작업에 쓰이는 염화나트륨은 등산화 생명을 단축시키는 주범이다. 신발 앞부분(토캡)의 고무 부분, 뒤꿈치의 중창 접합 부분이 벌어지는 경우 신발용 전문 접착제를 써야 뒤탈이 없다. 일반 접착제는 시간이 지나면 접착부분이 부식되거나 접착제가 말라 부서진다.
또 일반 접착제를 사용한 곳은 나중에 다시 신발용 접착제를 써도 붙지 않는다. 반드시 대리점을 통해 전문 수선을 받아야 한다. A/S센터는 하루에도 몇 백 켤레의 등산화를 수선한다. 수선을 맡길 때는 신발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간단히 씻어서 보내야 수선 결과가 좋다. 수선할 부분을 사진으로 남겨두면 만일 있을 수선 관련 말썽에 도움이 된다.
■산행 뒤 등산화는 어떻게 보관해야 하나?
등산화는 열과 습기를 싫어한다. 등산화에 신문지나 작은 페트병을 넣어두면 신발 형태를 유지한다. 우천·새벽 산행 후에 젖은 상태로 등산화를 보관하면 우레탄 소재는 부식되고 가죽도 변형된다. 바람이 잘 들어오는 그늘에 말려야 한다. 등산화 외피는 물로 세척하고 가죽은 전용 왁스를 칠한다.
방수 기능을 가진 고어텍스 소재는 모래나 흙이 들어가면 기능이 떨어져 산행 후에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또 고어텍스는 비누나 세제를 이용하면 소재가 손상될 수 있어 미지근한 물로 오염된 부분을 닦아내야 한다. 등산화의 금속 장식은 세제로 씻으면 변색과 녹이 슬 수 있어 마른 수건으로 손질한다.
■등산화 구매 시 챙겨야 할 부분은?신발은 자신이 평소 신는 구두나 운동화보다 5~10㎜ 정도 큰 치수를 고른다. 등산화 양말을 신고 끈을 묶은 뒤 발을 앞쪽으로 바짝 밀어서 뒤꿈치에 손가락 한 개가 들어갈 공간이 있다면 적당하다. 봉제선이 많으면 방수 기능이 약하니 이를 감안해야 한다. 온라인이나 TV쇼핑몰보다는 매장에서 직접 착용해보고 사야 후회가 적다.
글·사진=전대식 기자 pr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