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불청객 '두부 지루성 피부염'] 가려움증에 비듬, 심하면 탈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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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점을 운영하는 K(46) 씨. 요즘 특별한 고민이 있다. 유달리 머리가 가렵고 비듬이 많아진 것이다. 가려움도 가려움이지만 정말 걱정은 머리숱이다. 안그래도 드문드문 빠진 흔적이 뚜렷해지고 있는데, 그나마 남은 머리카락도 온전하지 못할 것같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겨울철이면 반복되는 고민이다. 부산대병원 피부과 김원정 교수는 두부 지루성 피부염 때문이라고 했다. 머리에 생기는 피부염인데, 겨울에 특히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는 "내버려 두면 탈모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춥고 건조한 겨울에 더 악화

사람의 피부(皮)에는 항상 어느 정도의 기름기(脂)가 있다. 피지(皮脂)다. 피지샘이라는 기관에서 분비되는데, 어떤 이유로 지나치게 많이 분비(漏)되는 경우가 있다. 그게 지루(脂漏)다. 그게 두피에 발생하면 두부 지루인 것이다. 두피는 특히 피지활동이 활발해 그런 현상이 쉽게 발생한다. 분비가 반복적으로 지나치게 일어나다 보니 해당 부위에 습진이 생기고 이는 곧 염증으로 발전한다. 지루는 보통 가려움증이나 비듬을 동반한다. 진물도 나고 두껍게 딱지가 생기기도 한다. 가려울 때마다 머리를 계속 긁게 되면 두피에 상처가 나 모낭염, 심하면 탈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건조한 피부 보호 위해 과다 분비된 피지
각질로 쌓여 모공 막아 염증 유발
스프레이·무스·왁스 사용 자제
모발 청결하게 관리하고 수분 유지해야

그런데 두피에서의 이런 지루성 피부염은 겨울에 특이 많이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두부 지루성 피부염 환자는 2012년 12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 겨울철 진료인원은 9만 9천586명으로 그 전 여름철(8만 7천466명)에 비해 13.9% 더 많았다.

이는 겨울철 대기가 건조하기 때문이다. 겨울철 건조한 공기는 피부도 건조하게 만든다. 그러면 우리 몸은 건조해진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피지 분비량을 더 늘린다. 그렇게 분비된 피지는 두피에서 각질로 쌓이게 되고, 그렇게 쌓인 두피의 각질이 모공을 막아 지루성 피부염을 유발하게 된다.

김원정 교수는 "두부 지루성 피부염은 여러 원인이 복합적이지만 피지샘의 활성 여부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절에 따른 온도와 습도가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습도가 낮고 추운 겨울에 주로 악화되고, 여름에는 증상이 완화된다"고 설명했다.

■50대 이상 남성은 특히 주의

두부 지루성 피부염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2년 기준 자료를 보면, 두부 지루성 피부염 환자 24만 8천602명 중 남성(15만 3천802명)이 여성(9만 4천800명)에 비해 1.6배 많았다. 인구 10만명당 환자로 환산했을 때도 남성(616명)이 여성(384명)에 비해 1.6배 많았다. 여기에는 남성의 과도한 흡연과 음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2008년 25만 7천884명이었으니 환자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연령대별로 양상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40대 이하 젊은 층에서는 줄고 있지만 50대 이상 중·노년층에서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공단의 자료를 보면 최근 5년(2008~1012년)간 30대 환자는 4만 5천349명에서 3만 6천77명으로 20%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던 반면, 80대는 4천173명에서 6천60명으로 45%나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머리 수분 유지가 최선의 예방책

전문의들은 두부 지루성 피부염은 만성질환의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완치보다는 조절을 목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아인 경우에는 올리브 기름을 두피에 바르고 찜질한 뒤 딱지를 제거하고, 심한 경우 국소 부위에 스테로이드제를 짧은 기간 사용해 치료한다.

성인인 경우에는 기름기가 많은 화장품 사용을 피하는 게 좋다. 김원정 교수는 "아연 성분이 포함된 샴푸나 항진균제 샴푸를 1주에 2~3회 정도 사용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고,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샴푸나 스테로이드제를 단기간 사용하기도 한다. 염증이 심하거나 모낭염이 있으면 항생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두부 지루성 피부염은 아직 정확한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특별한 예방책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단지 모발을 청결하게 유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두피에 염증이 더 이상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해 헤어드라이기보다는 자연 건조로 완전히 말리는 것이 좋으며 모자 착용을 피하고 흡연, 음주도 금해야 한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두부 지루성 피부염은 영양장애가 있어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영양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또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섭취는 줄여야 한다.

머리에 난 딱지를 억지로 떼어 내려 하거나 짜면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머리에 스프레이나 무스, 왁스 등 기름 성분이 많은 제품도 사용을 자제하고, 꼭 사용해야 할 때는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 샴푸를 할 때는 손톱으로 긁지 말고 마사지하듯이 문질러 주는 것이 좋다. 5분 정도 거품을 오래 낸 뒤 샴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장 주의할 것은 머리에 수분을 유지시켜 줘야 한다는 점이다. 피부염이 있을 경우 뜨거운 물로 머리를 감거나 뜨거운 바람으로 머리를 말린 후에는 수분 에센스를 꼭 발라줘야 한다. 채소나 과일, 해산물 등 몸 안에 수분을 보충해주는 음식도 도움이 된다. 콜라 등 청량음료나 커피 등은 수분을 빠져나가게 하므로 피해야 한다.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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