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랑방] 척추측만증, 꼭 수술해야 하나
많이들 묻는다. 아이의 척추가 휘어진 거 같은데, 수술을 받아야 하느냐고. 바로 척추측만증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결론부터 말씀드린다. 척추측만증이라고 해서 무조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니다.
척추는 앞 뒤에서 봤을 때 일직선을 이루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이게 옆으로 휜 상태가 될 수 있는데, 이게 척추측만증이다. 보통 척추가 옆으로 10도 이상 휘어지는 척추의 변형을 일컫는다.
원인은 여러가지다. 일단은 허리를 앞으로 숙였을 때 한쪽 등이 튀어 나오는 형태를 지닌 구조성 척추측만증과 튀어 나오지 않는 비구조성 척추측만증으로 구분된다.
비구조성 측만증은 자세 이상, 디스크, 종양, 염증 및 하지 부동 등이 원인이다. 그런 원인들을 치료하면 자연스레 소실된다. 구조성 측만증의 원인은 척추의 선천적 결함, 신경 근육성 장애, 신경섬유종증, 대사성 질환 등이 알려져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확실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특발성 척추측만증이라고도 한다.
아이에게 척추측만증 있다고 하면 부모는 당연히 옆으로 흰 척추를 곧게 만들려고 한다. 거듭 얘기하지만, 척추측만증으로 진단되었다고 무조건 치료를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휘어진 척추를 다시 원상태로 만든다는 것은 어렵다. 약한 정도의 휨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게 최선이다. 좀 심한 휨은 변형을 교정하고 유지시켜 신체의 균형을 얻는 것이 치료의 목표다. 따라서 40도 미만의 측만증에서는 정기적 관찰 또는 보조기 착용을 권하고, 45~50도 이상의 큰 측만증과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측만증에서는 수술이 필요하게 된다.
측만증 수술은 휘어진 척추를 바로 잡을 수 있고, 심폐 기능을 호전시킬 수 있으나 간단치 않은 큰 수술이다. 누구에게나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상황이 나빠지기 전에 예방하거나 조기 진단·치료하는 게 필수적이다.
한 가지 더! 척추측만증의 치료에 있어서 측만증의 각도만으로 일률적으로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나이, 성장 가능성, 뼈의 강도, 척추측만증의 형태, 만곡의 크기 및 위치 등을 고려하여 치료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정섭
부산대병원
정형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