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사봉'의 나무 이바구] ⑧ 수양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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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가지 적갈색… 능수버들은 녹황색

어르신들에게 온천천은 멱 감고 빨래했던 곳이다. 그 추억의 근원지를 거닐다 보면 자연스레 수양버들이 눈에 들어온다. 수양버들의 '수양'은 중국 수나라 양제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축 늘어지는 가지가 아름답고, 대기오염에 강하고, 대기 중의 오염물질을 흡착해 대기를 깨끗이 하는 정화능력 또한 높다. 가로수와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

전 세계에 분포하는 수양버들은 대략 400여 종. 우리나라에는 통일신라시대부터 들어와 약 30여 종과 16종의 변종이 전국에서 자라고 있다. 왕버들처럼 나뭇잎이 넓고 타원형인 종류를 '양(楊)'이라 하며, 수양버들과 같이 잎이 좁고 가지가 밑으로 처지는 것을 '유(柳)'라 한다.

나무껍질은 흑갈색이며 세로로 깊게 갈라진다. 가지는 아래로 늘어지고 작은 가지는 적자색이다. 수꽃과 암꽃이 각기 다른 나무에서 따로 피어나는데, 간혹 암수가 한 그루에서 피는 경우도 있다. 꽃은 잎과 함께 잔가지 끝에 붙어 아래로 처지면서 핀다. 꽃잎은 없고 수꽃은 황색이며 2개의 수술이 비늘에 덮여 있다. 열매는 원뿔 모양. 익으면 말라 쪼개지면서 씨를 퍼뜨린다. 씨앗은 많은 솜털이 있어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사람들이 혼동하는 것은 수양버들과 능수버들. 버드나무는 새로 난 가지 말고는 늘어지지 않는다. 수양버들과 능수버들은 가지 전체가 늘어지며, 그중 수양버들은 새로 난 가지의 빛깔이 적갈색이고 능수버들은 녹황색이다.

버드나무는 오랜 동안 약초로 사랑을 받았다. 기원 전 4세기께 히포크라테스는 버드나무 껍질로 만든 차를 관절염 치료용으로 마시도록 권한 바 있고 , 독일의 한 제약회사는 아스피린을 버드나무에서 추출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수양버들은 예부터 집 안에 심지 않았다. 수양버들이 상을 당해 머리를 풀어헤친 여인을 닮아서다. 제주도에서는 버드나무 가지가 바람에 잘 흔들려 부부 중 한 사람이 바람을 피울 수 있다고 해서 집 안에 심지 않았다고 한다.


김동조

숲사봉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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