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만든 '부산 여행지도' 톡톡 튀네
유엔공원서 대학가 도시락 맛보기·사투리로 음식 주문하기·소맥 마는 법…
"외국인 관광객들이 고국에 가서도 부산지도를 기념품으로 간직하면서 계속 부산을 떠올리고, 주위에 부산을 알리게 만드는 지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랍니다."
부산을 방문하는 젊은 층 외국인 자유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지도를 만든 대학생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경대 국제통상학부 4학년 이미소(여·24) 씨 등 이 학교 무료 관광지도 제작 동아리 '비트 맵(BIT-MAP Korea, Broad Information for Traveler)' 소속 학생들이 그 주인공.
부경대 동아리 '비트 맵' 13명
전국 첫 외국인 대상 지도 제작
기발하고 실속 있는 정보 가득
부산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지리·문화·음식 등 포괄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게 이 동아리(https://ko-kr.facebook.com/BITMAPKOREA)의 목표다.
이 동아리 학생들은 지난해부터 직접 부산지역 거리와 골목 곳곳을 발로 누빈 끝에 '광안리·경성대부경대역 편' '해운대·센텀시티역 편' 등 2개의 지도를 영문으로 제작했다. 이 지도는 최근 부산 일대 관광안내소와 게스트하우스, 부산국제교류재단 등에 비치됐다.
이 지도에는 '부경대 우체국에서 고국으로 편지 부치기' '대학가 도시락을 유엔공원에서 맛보기' 등 테마코스와 '쌈 싸 먹는 법' '부산 사투리로 음식 주문하는 법' '소맥(소주와 맥주) 마는 법' '한국에서 삿대질하면 안 되는 이유' 등 부산문화에 대한 구수한 해설까지 곁들였다.
대학생들이 외국인을 위한 지역의 지도를 제작한 것은 전국에서 비트 맵이 최초다. 이 때문에 부산을 알리는 민간 외교관을 자처한 학생들이 느끼는 자부심은 크다.
지도를 만들게 된 계기는 이 씨가 2012년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을 때였다. 벨기에 브뤼셀의 관광안내소에 비치된 '유즈 잇(Use It)'이라는 종이지도를 발견한 이 씨는 탄성을 질렀다.
10여 년 전부터 지역 주민들이 만들기 시작했다는 지도에는 관광명소와 지역 문화·음식·풍속이 잘 소개돼 있었다. 이 지도에 관심이 생긴 이 씨는 그 길로 유즈 잇 제작센터를 직접 방문, 제작과정을 인터뷰했다.
이에 자극받은 이 씨는 지난해 2월 부경대 학생 12명과 동아리를 만든 뒤 20~30대 외국인 자유여행객을 타깃으로 한 지도 제작에 들어갔다. 가족단위 단체여행객들에 비해 스마트폰 와이파이나 종이지도로 여행정보를 수집하는 배낭여행족이야말로 정말 지도가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것이 학생들 생각이었다.
구글 맵 등 지도 애플리케이션도 많지만 지역의 토착민이 만든 지도가 더 생생하고 재미있는 정보를 알차게 전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단다.
이 씨 등이 만든 지도에는 젊은 감각으로 가득한 기발하고 실속 있는 정보도 들어있다. 이 씨는 "이달부터 '부산 원도심 편' 지도를 제작하기 위해 팀원들을 모집하고 있다. 또 비트 맵 지도를 애플리케이션으로 보급할 날도 머지않았다"며 웃었다. 김현아 기자 srdfi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