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식도역류'서 벗어나려면 "약으로 완치 안 될 땐 수술 고려를"
10년 째 프로톤펌프억제제를 복용해 온 박 모(38) 씨. 프로톤펌프억제제는 현재까지 나온 것 중에서 가장 강력한 위산분비억제제다. 박 씨는 그만큼 심한 위식도역류질환으로 고생한 것이다. 하지만 약을 먹어도 그 때뿐. 약을 먹으면 속쓰림으로 인한 가슴통증은 좀 나아졌지만 약을 끊으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통증이 밀려왔다. '이렇게 평생 약을 먹으며 살아야 하나….' 박 씨의 고민은 깊었다. 해결책은?
위산분비억제제 복용해도
재발과 속쓰림 더 심할 경우
횡격막 탈장 근본 치료위해
식도 구조 재생 수술 '효과'
위식도역류는 흔하고 또 근래 크게 늘고 있는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3년 351만 9천여 명이 이 질환으로 병원을 찾았고, 그 수는 해마다 10%씩 늘고 있다.
말 그대로 위 안의 내용물이 어떤 이유로 식도로 역류하는 현상이다. 일시적이 아니라 자주, 또 오래 그런 현상이 발생하면 몸에 이상을 일으킨다. 명치 끝에서 목구멍 쪽으로 쓰리고 타는 듯한 느낌이 치밀어 오른다. 시고 쓴 위산이 역류하기도 하고, 심하면 협심증으로 오인할 정도의 심한 흉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보통은 프로톤펌프억제제를 복용해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문제는 박 씨의 경우처럼 자주 재발하고 재발할 수록 증상의 정도가 점점 더 세 진다는 점이다. 그러면 더 강한 위산 억제 방법을 찾게 되는데, 이런 치료법은 역류를 근원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박 씨의 해결책은 수술이었다. 병원에서 내시경을 통해 보니, 박 씨의 위식도역류는 위식도 접합부에서 횡격막 탈장이 확인된 것이었다.
구조적으로 위식도역류는 식도와 위 사이에 있어 역류를 막는 밸브 역할을 하는 하부식도괄약근의 조이는 힘이 약해져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횡격막은 흉부와 복부를 가르는 막으로, 식도가 지나가는 구멍만 남겨 둔 채 흉부와 복부를 완전히 가로막고 있다. 그런데 어떤 원인으로 횡격막이 늘어지거나 훼손되면 위가 흉부 쪽으로 밀려 올라가 식도 등을 압박하게 되고, 그 때문에 조임근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
박 씨의 경우 횡격막 탈장을 근본적으로 고치지 않고 약만 복용하면 위산 분비만 줄여서 속쓰림만 덜 할 뿐이지 실제 위 내용물의 역류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젊은 나이에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결국 박 씨는 하부식도괄약근을 둘러싸서 그 기능을 보강하는 '위저부 주름 성형술'이라는 수술을 받았다. 결과는 좋았다. 수술 직후 프로톤펌프억제제를 바로 중단했고, 가슴쓰림, 산역류 현상도 완전히 없어졌다.
이와 관련해 고신대복음병원 외장관외과 윤기영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위식도역류질환과 관련해 수술 사례가 적지만 이 질환은 하부식도조임근의 구조와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기 때문에 구조를 원래대로 회복시켜주는 것이 치료의 정석"이라고 밝혔다.
요컨대, 위식도역류질환은 완치가 안되는 병이 아니며, 약물 치료 외에도 원인에 따라 수술을 또 다른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