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환절기에는 심한 일교차와 황사 등으로 인해 코와 목 질환에 시달리는 환자가 늘어난다. 부산일보DB

봄철 환절기가 되면서 낮과 밤의 일교차가 심하다. 황사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코와 목에 이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자칫 흔한 감기로 착각해 방치하기 쉬운 것이 코와 목의 질환이다. 방심하면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비동염'과 '후두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부비동염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커지면서 기온의 변화에 빨리 적응하지 못해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게 된다. 특히 봄에는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등 각종 알레르기 유발물질도 잦다. 이 때문에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나면 감기로 오해해 가볍게 생각했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아 급성 부비동염(축농증) 진단을 받고 수술까지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부비동염(축농증)

감기와 달리 코막힘 증상이
10일 이상 지속 땐 의심을
호흡기 질환 악화 가능성
약물로 호전 안 되면 수술
생리식염수로 코 세척 도움

후두염

쉰 목소리가 가장 흔한 증상
소아는 기도 폐쇄 가능성
신속한 진단과 치료 받아야
성인은 목소리 변화 뚜렷
절주와 금연, 수분 보충을

감기는 재채기, 코막힘, 인후통, 미열 등의 증상이 1주일 정도 지속되다가 회복된다. 이에 반해 부비동염은 코막힘, 농도 짙은 누런 콧물, 얼굴 통증, 코 뒤로 콧물이 넘어가는 후비루 등의 증상이 10일 이상 지속된다. 또 집중력이 떨어져 주의가 산만해지고, 기억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특히 중이염은 물론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축농증으로 알고 있는 부비동염은 감기 혹은 알레르기 비염 등으로 인해 코의 점막이 붓고 점액 분비량이 늘어나면서, '부비동'과 코가 연결된 통로가 막혀 부비동 안에 점액이 차면서 발생하게 된다. 부비동은 코의 기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데, 코 주위의 뼛속 비어있는 공간이다.

부비동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의 경우 대개 감기의 후기 합병증으로 발생하는데 항생제, 충혈 제거제 , 진통제, 소염제 등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부비동이 완전히 막혀 농이 생기거나 3개월 이상 약물치료를 해도 호전되지 않을 경우에는 수술을 한다. 만성 부비동염은 급성 부비동염 발병 이후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했거나 급성 염증이 반복될 경우 나타난다. 약물치료의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에 수술을 해야 한다.

온종합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훈 과장은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생리식염수로 코를 자주 세척해주는 것이 좋다"면서 "약이나 수술도 중요하지만 평소 부비동염에 대한 치료와 예방에 힘쓰고, 충분한 영양섭취와 꾸준한 운동으로 면역력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후두염

봄에는 황사나 미세먼지 때문에 후두 조직의 급성 손상으로 염증이나 감염성 질환이 크게 늘어난다. 후두는 목 앞쪽에 위치하는 기관으로 말을 하고 숨을 쉬는 데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후두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애성(쉰 목소리)이며 발성장애, 호흡곤란, 통증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의 형태와 정도는 환자가 어릴수록 더욱 심해서 소아의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소아의 가장 흔한 후두염은 바이러스성 후두염이다. 발열, 발성장애, 기침, 비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수액공급, 해열제, 소염제 등으로 치료해야 한다. 또 비슷한 증상의 백일해, 세균성 기관염도 있기 때문에 가능한 빠른 진단과 함께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급성 후두개염 같은 세균성 질환도 3세 이상의 소아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데, 기도폐쇄 증상이 일어나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급성 후두개염의 증상은 갑자기 발생해 4~5시간 이내에 기도폐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성인의 후두염은 소아처럼 기도폐쇄 등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목소리의 변화, 통증 등의 불편감이 뚜렷하다. 바이러스성 후두염은 적절한 수분 공급 등을 통해 증상이 완화될 수 있지만, 세균성 후두염은 항생제나 국소 항진균제 등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양산부산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진춘 교수는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을 가졌거나 잦은 음주나 흡연을 하는 사람이라면 후두염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평소 규칙적인 생활습관, 올바른 발성과 적절한 수분 공급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