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up 신공항 입지평가 들여다보니] 장애물·소음피해 평가서 '가덕 신공항' 압도적 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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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항공 컨설팅사가 신공항을 바라보는 시각은 과연 달랐다. Arup이 25일 내놓은 '신공항 운영 및 입지 분석' 보고서는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또다른 회사인 ADPi가 진행중인 동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의 '프리뷰'로서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명쾌한 결론을 제시했다.

■동남권 항공수요 중심은 어디?

Arup의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은 항공수요의 배분 전략 분석이다. Arup은 동남권의 항공수요를 적절히 나누기 위해 기존 김해·대구·울산·포항·사천공항의 항공수요를 토대로 분석을 시작했다. 그 결과 부산이 전체 국제항공수요의 28%를 차지했으며 경남은 17.5%, 대구·울산·경북을 합치면 18%를 차지했다. 나머지 36.5%는 외국인 등을 포함한 국제 항공수요로 나타났다. Arup은 이 분석 결과를 토대로 부산이 동남권 항공수요의 중심도시라는 것을 항공수요 배분전략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밀양보다 '10점 이상' 높아
총 9개 중 6개 항목서 앞서

부산, 국제선 수요 28% 차지
항공수요 중심 보면 '답' 명확

최대용량 확보도 중요 사항
활주로 2본으로 건립할 경우
가덕이 1천700만명 더 수용

이에 따라 Arup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해외국적 항공사 등 대형 항공사와 제휴항공사가 이용할 신공항을 조성하고 김해공항은 저비용항공사와 국내선 위주로 운영하는 방안, 다른 공항은 화물운송 서비스를 늘리면서 기존대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해공항을 존치해 접근성과 장기적인 수용능력을 높이고 폐쇄와 용도변경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신공항과 김해공항의 운영주체를 일원화해 조직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는 권고도 덧붙였다.

■신공항 조성 최우선 고려점은?

Arup은 신공항 입지선정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공항 개항시 최대용량 확보와 향후 추가 시설확장 가능 여부를 꼽았다. Arup은 이 두가지 사항을 토대로 기존에 제시된 가덕도와 밀양 후보지에 대한 검토를 실시했다.

검토 결과 가덕도는 활주로 1본당 수용량이 연간 3천4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향후 추가로 평행 혹은 T자형으로 활주로 1본을 더 건립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최대 6천80만 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밀양은 활주로 1본당 수용량이 2천190만 명이며 공간적 제약으로 근접 평행활주로 2본을 만들 경우 4천390만 명 수용이 가능하다고 예측됐다.

Arup은 두 후보지의 단점도 지적했다. 가덕도는 해안 입지로 인해 해양공학적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지상교통 구축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꼽혔다. 밀양은 소음피해에 따른 운항제한 시간 적용으로 6시간 정도 운항이 불가능하며 대규모 산지 절취 및 지반 성토가 필요하고 철새 서식지와 이동경로에 인접해 환경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평가항목별로 직접 평가한 결과

Arup은 실질적인 입지선정 평가기준으로 3개 부문 9개 항목을 설정해 국내외 전문가 18명을 대상으로 기존 가덕도와 밀양 후보지에 대한 평가를 실시했다.

운영 부문은 장애물·공역·기후조건이, 사회 부문은 소음피해·접근성·이해관계상충이, 건설 부문은 토지가치·경제성·지형이 각각 평가 항목으로 설정됐다. 2011년 국토부가 실시한 동남권 신공항 입지 용역 당시 항목과 비슷하지만 가중치는 큰 차이를 보였다. Arup이 가중치를 높게 설정한 항목은 장애물(22%), 공역(22%), 소음피해(16%), 기후조건(11%), 접근성(9%) 등이다. 나머지 4개 항목은 각 5%씩의 가중치가 설정됐다.

평가 결과 가덕도는 장애물과 소음피해에서 각각 밀양보다 10점, 11점씩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9개 항목 중 공역과 접근성, 경제성을 제외한 전 항목에서 우위를 보였다.

이번 분석을 맡은 Arup의 저스틴 파월 프로젝트 매니저는 "여객수요가 충분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새로운 공항 조성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면서 "접근성은 장애물이나 공역, 소음피해보다 훨씬 고려도가 떨어지는 항목"이라고 말했다.

이상윤·이자영 기자 nurumi@busan.com





Arup은 어떤 곳?

Arup은 세계적인 항공 컨설팅 회사다. 1946년 영국에서 설립된 다국적 회사로 항공분야 컨설팅에 집중, 다양한 경험과 전문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항공분야 컨설팅에서는 동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을 진행중인 ADPi에 필적할 만큼 국제적인 신뢰성과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2012년 중국 쿤밍 창쉬 국제공항 프로젝트를 비롯해 2009년 남아공 올리버 탐보 국제공항 설계와 총괄기획을 맡은 바 있다. 2008년에는 영국 히드로 국제공항 터미널 토목과 인도 라지브 간디 국제공항 총괄 엔지니어링을 담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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