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BPA 북항 재개발 손 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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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BPA, 보행덱 등 연계 사업도 차질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과 부산역 사이 보행 덱 연결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이용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18일 오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앞에서 이용객들이 부산역으로 가는 순환버스에 오르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부산항 북항 재개발사업지 내 환승센터 개발을 비롯한 각종 인프라 구축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부산의 원도심의 얼굴을 바꿔 놓을 백년대계로 주목받고 있는 북항 재개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행정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사업 추진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BPA는 부산역 역세권과 부산항 항세권을 연계하는 거점시설인 환승센터에 대한 사업자 모집을 지난 5월 재공고했다. 환승센터는 환승시설과 옥상광장, 수익시설의 복합용도개발을 통해 이용자 편의를 제공하고 집객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필수시설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사업자 공모를 재차 진행 중임에도 비싼 땅값 탓에 반년이 넘도록 나서는 업체가 없는 상황이다.

유관기관 협의 '지지부진'  
환승센터 사업자 공모 허탕  
보행덱 등 연계 사업도 차질 
"땅 장사 궁리만 하나" 빈축

BPA는 현재 2만 6275㎡ 면적의 환승센터 부지를 947억 2137만 5000원에 공급하겠다고 공고해 둔 상태다. 당초 400억~500억 원 정도로 예상했던 땅값이 감정 평가를 거치면서 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오는 25일 재공모 마감을 앞두고도 사업신청서를 낸 업체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도심의 허브이자 교통 중심이 돼야 할 환승센터는 부산역과 연결되는 보행덱의 설계를 위해서도 사업 추진이 시급하다. 부산발전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동구에서는 환승센터와 연계한 수정산 케이블카 사업 등을 검토하고 있고, 부산역과 연결되는 보행덱 설치도 급한데 환승센터 설계가 나오지 않으면 덱을 허공에 지어야 할 판"이라며 "재개발 성공을 위해서는 앵커시설 유치는 물론이고 도로, 보행로 확보 같은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야 하는데 부산시와 BPA가 거의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명품 북항'을 만들겠다며 '명품 북항 창조협의회'를 만들었던 부산시, BPA, 부산해양수산청은 지난 2월 이후 반년 가까이 회의조차 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BPA 측은 "현재 별다른 의제가 없기 때문"이라는 군색한 해명만 내놓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는 지역 주민들도 소통 없는 행정에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강석환 부산원도심활성화연구회장은 "사업지 내 도로 지하화와 함께 태종대, 북항, 문현동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인 트램을 빨리 건설해 달라고 요청해 뒀지만 어디에서도 속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일신설계 김승남 대표는 "북항 재개발사업의 70%가 공공용지인데, 공공은 그동안 뭘 준비했냐"며 "공공성 확보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각 건물을 그물망처럼 연계할 공중 보행통로 같은 3차원적 도시계획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BPA가 땅값을 내리거나 30년 상환 등의 조건을 내거는 대신 보행덱이나 도서관 같은 공공시설을 민간사업자에게 요구하는 등의 협상을 거쳐 최적의 개발안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땅값을 많이 받아 수익을 남길 생각만 하지 말고 BPA와 부산시가 나서서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세계적 수준의 항만 재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이자영·이대진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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