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엔 왜 원전 지으면 안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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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신고리 5·6호기 건설 시민 대토론회'에서 탈핵부산시민연대 회원들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서울 한강변에 원전을 지으면 안 됩니까? 지진 위험이 있는 활성단층도 없고, 송전 선로도 짧아서 원전 입지로 더 낫지 않습니까?"

김유창 동의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가 지난 24일 부산에서 열린 '신고리 5·6호기 시민 대토론회'(본보 지난 25일 자 9면 보도) 말미에 던진 질문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로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원전 10기 밀집단지가 될 부·울·경 지역의 민심이 들끓고 있는데, 한강변에 원전을 짓는 게 과연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냐는 게 질문의 요지였다.

신고리 5·6기 시민대토론회
서울 건설 실현성 두고 논란


이에 대해 이종호 한국수력원자력㈜ 기술본부장이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답하자 행사장이 시끄러워졌다. 수도권에 원전을 짓는 게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다수호기 안전성 평가도 없이 원전 밀집의 위험을 부·울·경 지역에만 떠안겨서는 안 된다는 반발이었다. 이어 이 본부장은 "서울에 원전을 짓고 주변에 사람을 없애느냐, 부산에 (현재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데 발전소를 짓느냐 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탈핵단체는 "한강에 원전을 짓는 것이 가능하다면, 왜 반경 30㎞ 안에 340만 명의 인구가 밀집된 부·울·경에 또 원전을 짓냐"며 "선택의 문제라면 새 원전은 수도권에 분산해 짓는 것이 공평하지, 부산은 괜찮고 서울은 안 된다는 건 무슨 논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커지자 한수원 고리본부가 진화에 나섰다. 김종신 전 한수원 사장이 2012년 '수도권은 인구밀집 지역이라 원전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고 발언해 부·울·경 지역주민의 공분을 샀던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엔 이 같은 논란이 재점화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이었다. 고리본부 홍보팀 측은 "한강변에 지을 경우 냉각수가 충분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기술본부장이 왜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했는지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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