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유치 'FAU 부산 분교' 결국 철수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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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에 있는 FAU 부산 분교. 부산일보DB

국내 경제자유구역 제1호 외국대학인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대학교(FAU) 부산 분교가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부산시와 교육계에 따르면 독일의 FAU 본교는 운영비 부담과 연구 성과 부족 등의 이유로 1년 전부터 학생 수 축소 또는 철수 의사를 부산시에 밝혔다. FAU 측은 당초 예상과 달리 아시아 지역 기업들과 산학 협력 성과가 미미한 점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우수한 인력 모집과 운영비 마련에도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 미달·운영난 등 이유
다른 유치 대학 사정도 비슷
글로벌 지수 홍보용으로 전락
市 "지원 검토" 붙잡기 안간힘


1743년 설립된 FAU는 독일 바이에른 주에 있는 국립대학교로, 화학생명공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으로 꼽힌다. 부산시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을 조성하면서 첨단 연구개발 분야 육성을 위해 FAU 부산 분교를 유치했다. 2011년 3월 강서구 지사 산업단지에 문을 연 FAU 부산 분교는 국내 경제자유구역에 들어서는 제1호 외국대학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해마다 정원 100명을 채우지 못하고 14~65명 수준을 유지하는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매년 10억 원씩 지원되던 국비가 내년부터 끊기면서 경영상의 어려움이 더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FAU 분교뿐 아니라 국내 유치된 다수의 대학이 학생 모집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8년 광양시가 유치한 네덜란드 국제물류대 한국캠퍼스는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다 개교 5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한국뉴욕주립대(본교 미국)는 경영난 때문에 고액의 영어 합숙 캠프를 불법 운영해 적발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외국 대학의 국내 캠퍼스가 정부와 지자체의 '글로벌 지수' 홍보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부산의 한 대학 관계자는 "외국 대학의 한국 캠퍼스는 커리큘럼과 교수진이 본교와 차이 나는 경우가 많아 한국 학생의 선호도가 낮은 편"이라며 "지자체 홍보를 위해 유치에만 신경을 쓰는 풍토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부산시는 시비 지원 등을 통해 FAU 부산 분교의 철수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성과가 이제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해 대학 측과 논의 중"이라며 "명지신도시로 이전시켜 다른 외국 대학과 함께 '글로벌 캠퍼스'로 운영되도록 지원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FAU 부산 분교 측은 "사업 철회 논의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으며, 내년도 신입생도 정상 모집한다"고 밝혔다.

송지연·임태섭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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