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노르웨이 고등어 '골칫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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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수요가 늘지 않아 국내 고등어 수입업체들이 일본이나 중국으로 역수출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대형 유통점에 진열된 노르웨이산 고등어. 연합뉴스

'잘 나간다던 노르웨이 고등어가 일본, 중국으로 역수출? 그동안 무슨 일이?'

지난해 '고등어 미세먼지' 정부 발표 등 각종 악재로 인한 소비 침체 여파와 수입산 고등어의 지각 변동 등으로 고등어 업계가 위기를 겪고 있다. 국내산 고등어를 취급하는 업체는 물론이고 수입산 고등어 취급 업체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시장성 믿고 너도나도 수입
가격 하락에 소비까지 줄어
지방 많아 장기간 보관 애로
업체들, 日·中 역수출 추진

국산 취급 업체도 재고에 울상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2월 노르웨이산 고등어 수입액은 총 2032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7%나 늘어났다. 양으로 따져도 이 기간 노르웨이 고등어 수입은 전년 대비 19%나 증가했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업체들의 속은 타들어 간다.

한 노르웨이 고등어 수입업체 대표는 "지난해 노르웨이 고등어의 시장성이 워낙 좋다 보니 너도나도 올해 노르웨이 고등어 수입에 뛰어들었는데 실상 올해 들어 소비는 그만큼 받쳐주지 않아 역수출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일본은 경기가 좋고 물량이 모자라는 상태라 최대한 손해를 적게 보는 수준에서 일본 업체와 협상 중에 있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고등어의 경우 지방이 많아 보관 기간이 길어질수록 품질이 더 떨어지기 때문에 보관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게 중요하다. 보관료도 부담이어서 업체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노르웨이 고등어 업계가 이처럼 어려움을 겪는 데 대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기 있는 400~600g 사이즈가 지난 어기 노르웨이 선망에서도 많이 안 나 가격이 꽤 비쌌는데 이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1~2월까지 대거 사들인 영향"이라고 귀띔했다. 국내산 고등어 어획량이 줄고, 노르웨이 고등어의 인기는 올라가니 그만한 가격에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사들였지만, 소비는 그만큼 받쳐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노르웨이 선망에 이어 조업에 나선 트롤이 400~600g 사이즈를 많이 잡으면서 기존 선망 고등어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하락했다. 이에 따라 품질이 조금이라도 더 좋을 때 중국, 일본 등지로 역수출하려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노르웨이산의 품질에 밀리고, 국내산의 가격에도 밀린 중국, 대만산 고등어를 갖고 있던 업체들의 어려움은 더 심각하다. 이들 업체는 최근 3만~4만 원 하는 고등어 한 상자를 8000~1만 원의 덤핑가에 처분했다.

국내산 고등어를 취급하는 업체들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수입업체와 온도 차는 있지만, 지난해 소비 저하 여파로 2년째 냉동창고에 고등어가 잔뜩 쌓여 있어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산 어획량 감소로 그나마 인기 있는 사이즈의 경우 재고가 많이 소진됐지만, 작은 사이즈나 질 낮은 고등어는 아직도 냉동창고에 많이 쌓여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때문에 자금 유통이 되지 않아 부도가 난 곳들도 몇 곳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고등어 업계가 바닥을 쳤기 때문에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한다. 수산 금융 관계자는 "올해 1~3월 국내산 고등어가 워낙 적게 났고 앞으로 곧 휴어기가 닥치고 6~8월 고등어는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앞으로는 가격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도 급식 단가를 맞추기에 수산물 중에서는 고등어만큼 좋은 게 없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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