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일기] 장제원의 철새 정치
/서준녕 정치부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이 집단 탈당을 결행하기 딱 3일 전이다.
유승민 후보가 바른정당 국회의원들과 부산 중구 남포동에서 유세를 할 때 장제원(사상) 의원은 "유승민을 새로운 대한민국의 첫 대통령으로 만들어 달라"고 목청껏 호소했다.
이보다 3일 전. 사상 지역 구청장과 시의원 2명, 구의원 1명 등 총 4명이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다. 당시 본보는 '기획 탈당설'을 제기했다.
한국당으로의 복당을 염두에 둔 장 의원이 자신의 측근들을 먼저 복당시켰다는 의혹 제기였다. 한국당의 사상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다른 경쟁자가 오기 전 측근을 보내 그 자리를 맡아 지역을 관리케 한다는 내용이다.
당시 장 의원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친박 청산이 되지 않은 한국당으로 절대 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의원은 초대 바른정당 부산시당위원장이다. 바른정당 부산시당의 창당식에서 그는 격정적인 연설로 자신의 탈당과 창당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앞서 장 의원은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탈당하기 전 청문회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여느 야당보다 더한 공세를 펴면서 '새로운 보수'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려 애썼다.
당시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처참할 정도였다. 말대로 '궤멸' 일보 직전이었다. 그는 미련 없이 떠났다.
현재 바른정당 역시 지지율이 처참한 상태다. 그는 또 떠났다.
기획 탈당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행동으로 실토했다. 언론 보도까지 부인하며 큰소리 치던 소신이 단 며칠 새 사라졌다.
2~3주 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양자 구도를 형성했을 때 지역 정가에서는 장 의원이 국민의당으로 갈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딱히 근거는 없었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그 사람이면 충분히 갈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많았다.
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부상하는 형국에 그의 한국당행 선택은 예견된 만큼 추하다. 한국당에서도 받아주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jumpjump@
유튜브 주소 : https://youtu.be/FgEDeGHB1bI
영상제작 : 서재민 PD · 장미송 대학생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