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큐 우리병원 특화는] 69. 성모안과병원-황반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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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 굽거나 글자가 깨져 보여… 악화 땐 실명 초래할 수도

성모안과병원 윤희성 원장이 환자의 눈을 검사하고 있다. 성모안과병원 제공

직장인 김 모(56) 씨는 언젠가부터 직선이 굽어져 보였다. 선의 중심 부분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김 씨는 안과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황반변성'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황반은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의 중심 부위를 말한다. 시력의 90% 이상을 담당하며, 많은 시세포가 집중돼 있다. 이 황반부에 여러 가지 변화가 생겨서 그 기능을 잃고 변성이 점점 진행돼 결국은 실명에 이를 수도 있는 위험한 질환이 황반변성이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이 선이 굽어져 보이거나 중심 부분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다. 단어를 읽을 때 글자의 공백이 보이거나 깨져 보이는 듯한 증상을 느끼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 욕실의 타일이나 건물의 선이 굽어 보이면 황반변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성모안과병원 윤희성 원장은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연령 증가, 인종·유전적 요인, 염증 관련 요인, 비만, 영양 요인, 심혈관계 질환 등이 위험인자이며 특히 흡연은 강력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며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최근 고지방·고열량 식습관, 자외선 노출, 고도근시, 흡연으로 중장년층에서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비교적 천천히 진행되고 시력 감소가 그리 심하지 않은 '건성형'과 진행이 매우 빠르고 시력 감소가 매우 심한 '습성형'이다. 건성 황반변성은 심한 시력상실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습성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 다른 쪽 눈에도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치료는 황반변성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흡연 등 생활습관을 바꿔서 위험인자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문제는 습성 황반변성이다. 습성 황반변성은 병의 진행 속도가 빠르고 자칫 실명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항체주사가 널리 시행되면서 치료 성공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안과 전문의들은 설명한다. 항체주사 외에도 광역학요법, 레이저 치료 등이 있다.

윤희성 원장은 "황반변성은 서서히 진행되고 무엇보다 한쪽 눈에 발생해 시력이 저하되더라도 반대쪽 눈이 정상 시력일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에는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있다"며 "초기에 발견해 항체주사 치료를 하면 치료 성공률이 높은 만큼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특히 "증상이 없는 경우라도 40세 이후부터는 노안이 진행되고 백내장이나 녹내장, 황반변성 등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1년에 한 번씩 정기 안과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류순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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