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혁 강동병원 원장 "부산 의료 서비스에 반한 환자들 북적"
해외환자 치료로 유명한 부산지역 대표 병원인 강동병원(병원장 강신혁).
정형외과 전문병원인 강동병원이 해외 환자 치료의 오랜 노하우를 살려 따뜻한 남쪽 지역의 미국인 환자에게도 의술을 펼치게 됐다.
美 북마리아나 제도와 협약
환자 300 명 부산 유치 성과
"의료법 규제 과감히 풀어야"
미국 자치령 북마리아나 제도 연방정부 주민을 부산으로 데려와 치료하는 의료협약을 그곳 보건당국과 체결했기 때문이다.
강신혁 병원장은 "연방정부 보건국장이 최근 우리 병원과 서울지역 2개 병원은 물론 일본 타이완 유수 병원들까지 면밀히 조사한 결과 실효성 있는 협약을 우리 병원과 최종 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 병원장이 확신하는 이유는 현지 의료정책 때문.
관광지 사이판 섬이 있는 북마리아나 제도는 우수한 의료진 부족으로 매년 3000여 명의 지역민이 치료 받기 위해 해외로 떠난다. 해외로 갈 땐 보건당국의 허락을 얻어 지정된 병원으로 간다.
보건당국은 일정 부분 의료비 지원까지 해준다. 보건당국은 기존 해외병원에 대한 지역민들의 만족도가 떨어지자 새 병원 물색에 나섰고, 이번에 강동병원을 택한 것이다. 해외로 가는 환자의 10~20%는 정형외과 분야 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산과 직항편으로 4시간 거리라는 이점도 작용했다.
강 병원장은 "우리 병원의 이번 결실은 우연한 것이 아니다"며 "강석균 경영부원장의 조사와 사전 준비가 절대적이었다"고 밝혔다.
강석균 부원장은 이미 몇 년 전부터 해외 환자 유치 다변화를 위해 세계 여러 나라를 조사하고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북마리아나 제도의 영향력 있는 주민대표가 허리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강 부원장은 이를 부산시의 '해외환자 나눔의료 사업'에 신청했다.
그 결과 주민대표는 강동병원에서 성공리에 수술을 마치고 건강을 회복하게 되었다. 이 사실은 현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강 병원장은 "지난해 6월 연방정부 초청으로 현지 국회에서 병원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며 "일차적으로 300여 명의 관절 척추 등 정형외과 분야 환자를 부산으로 데려올 수 있게 되었으며, 앞으로 다른 치료과목 환자도 확대할 것을 약속받았다"고 설명했다.
강동병원은 국내 의료관광의 문이 열리기 전부터 러시아 선원과 국내 조선소의 이탈리아, 독일 엔지니어 등 외국인 환자를 치료해 왔다. 현재도 매년 400~500여 명의 외국인 환자를 보고 있다.
해외환자 치료 1세대인 강 병원장은 "연간 1만 5000여 명의 외국인 환자들이 부산을 찾고 있는 것은 우리 병원을 포함, 부산의 의료수준이 높고 국제적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며 "하지만 많은 시민이 부산에서도 할 수 있는 수술을 서울에서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하구 지역에 제대로 된 호텔이 없다는 아쉬움을 나타낸 그는 "지역 경제 활성화 등에 큰 기여를 하는 해외 환자를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서는 부산의 김해신공항이 조속히 건설되어야 한다"며 "더 나아가 한국 의료 발전을 위해 검증된 치료에 대해서는 의료법 규제도 과감히 풀어야 한다"는 소견을 피력했다.
류순식 선임기자 ssryu@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