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돔구장 생기나] 10년째 말만 무성… 이제는 빈말 아닌 결론 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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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야구장 노후화로 새 야구장 건립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돔구장 건립 문제가 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우여곡절 끝에 관중석 규모가 대폭 줄어든 형태로 건립된 고척돔구장 모습. 부산일보DB

야도 부산은 과연 돔구장을 가지게 될까. 부산시는 내년 2월 '종합운동장 야구장 중장기발전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라운드테이블을 열어 본격 여론청취에 나서겠다고 최근 밝혔다. 부산시가 실시한 야구장 관련 용역만 벌써 세 번째. 논의는 햇수로 10년에 이르고 있다. 이번에도 돔구장이 지방선거를 앞둔 '빈말'에 그칠지 진짜 신축으로 이어질지 야구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 2월 '새 야구장' 용역 나오면
사직 리모델링·일반 구장·돔구장
3가지 방안 중 하나로 최종 결정

부산시, 돔구장 건설에 강한 의지
"호텔 등 4계절 수익모델 만들 것"
비용 부담 크고 "효과 미비" 지적도

■용역만 세 번째, 햇수론 10년

부산 돔구장이 공론장으로 나온 것은 햇수로만 10년 째. 2007년 야도 부산에 돔구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자 당시 문체부는 '부산시가 민간 자본을 유치하면 스포츠 토토 기금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 후 2010년 당시 한나라당 허남식 부산시장 후보는 돔구장 건설 공약을 발표했다. 2011년엔 구덕돔구장 건설이 이슈로 떠올랐고 2012년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반여동에 돔구장을 짓겠다는 황당한 제안서를 언론사와 대학에 보내기도 했다.

2015년에는 북항 개방형 돔구장을 놓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이 만나 논의를 벌였다. 롯데그룹은 2015년 2월 부산 북항 해변 야구장 건립을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 후론 돔구장 관련 논의는 수면 아래로 들어간 모양새다.

이번 용역까지 합치면 부산시는 수억 원이 드는 사직야구장 활용 방안 용역만 세 번째 실시하고 있다. 시민 공청회도 벌써 세 번을 열었다.

■3000억짜리 돔, 씌울까 말까

새 야구장에 대한 논의는 2015년 북항 재개발지역에 바다가 보이는 개방형 돔구장 건립 구상으로 이어지기도 했으나 현실화하지 못했다. 부산일보DB
대표적인 돔구장 지지자인 허구연 야구해설위원은 고척돔의 실패사례를 반복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허 위원은 "부지선정부터 설계, 완성까지 부산만의 콘텐츠로 일관성 있게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척돔의 경우 처음에는 일반 개방형으로 했다가 하프돔, 다시 돔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4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갔지만 정작 수용인원은 1만 5000여 명밖에 되지 않는 기형적 돔구장이 됐다"고 말했다.

부산시가 구상하고 있는 새 구장 경우의 수는 3개. 사직구장 리모델링(1000억 원), 구장 신축(1600억 원), 돔구장 건립(3000억 원) 등이다. 돔구장 건립이 다른 안에 비해 2~3배나 많은 비용이 든다. 부산시 김광회 건강체육국장은 "만약 돔 구장을 하게 된다면 안에 호텔 등을 넣고 사계절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해 수익모델을 적극 발굴하고 최대한 민간투자를 받겠다"고 말했다.

구단이 구장 건립에 30% 정도를 부담한 선례 상 돔구장 건설에 1000억 가까운 돈을 롯데가 부담할지도 미지수다. 2013년 지어진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총 994억 원의 건립비 중 기아자동차가 300억 원을 출연했다. 지난해 완공된 대구 삼성라이온즈 홈구장 또한 건립비 1620억 원 중 삼성이 500억 원을 부담했다.

■투자 대비 효과 얼마나 되나

이처럼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다 보니 돔구장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고척돔에서 보듯 투자 대비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데다 비싼 관리비로 인한 관객 입장료 부담이 커지고 인조잔디 사용으로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 높아진다는 것이 반대론의 골자다.

고척돔의 경우 1층 테이블석은 주중 5만 원·주말 7만 5000원, 내야지정석은 3만 원이다. 현재 사직구장의 중앙 탁자석은 주중 4만 원·주말에는 5만 원, 내야지정석은 1만 2000원이다. 4인 가족이 함께 가는 상황을 고려하면 10만 원에 가까운 비용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부산MBC 최효석 해설위원은 "꼭 돔구장이 아니더라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으면서도 바다를 볼 수 있는 '부산 구장'으로 생각의 방향을 넓혔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소희 기자 s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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