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퇴적 수로' 해결책 없나
지속적인 퇴적으로 낙동강 하구 진우도 일대 뱃길이 막혀 어선들의 '지뢰밭'이 되고 있다. 2~3년마다 심각한 수준에 이르지만 국비 확보가 늦어져 준설이 제대로 안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낙동강하굿둑 수문을 개방하고 자연변화를 지켜보면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선박 사고 잦은 진우도 뱃길
예산난에 늑장 준설 되풀이
부산 강서구청은 지난해 말 낙동강 하구 진우도~신자도 수로 준설 작업을 위해 국비 30억 원을 해양수산부에 요청했다고 23일 밝혔다. 강서구청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지난해 국비 15억 원 확보에 실패해 올해 몫으로 30억 원을 한꺼번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낙동강 하구 눌차도~진우도~신자도~장자도에는 반복적인 모래 퇴적으로 2~3년마다 수로가 꽉 막힌다. 수심 2m, 너비 50m 이하로 줄어드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을 전문가들은 부산신항 등 주변 개발의 영향으로 본다. 부산신항이 들어서고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망사고를 포함해 어선 사고가 22건 발생했다. 이곳을 지나는 어선은 모두 1071척으로 대부분 2t 규모의 소형이다. 김 양식 어민이 주로 이용한다. 강서구 동리 어민 A(50) 씨는 "모래 위에 얹혀 파도를 맞으면, 모터가 고장 나 표류하는 경우가 잦다"면서 "30분을 돌아 다른 수로로 가도 대부분 퇴적이 돼 있어 통과가 위험하다"고 말했다.
강서구청은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모두 4차례 준설을 했다. 매번 국비 15억~20억 원이 투입됐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수로가 막히기 전에 매년 예산을 확보해 준설을 해야 하지만 예산 확보가 제때 안 돼 수로가 꽉 막히는 지경까지 되어서야 겨우 준설을 하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예산이 제때 확보되지 않는 것은 '항만구역'으로 지정돼 어선에 대한 지원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습지와새들의친구 김경철 습지보전국장은 "낙동강 수문이 개방되면 퇴적 현상을 늦출 수 있을 것"이라면서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면 이제는 자연은 그대로 두고 어민들에게 추가 기름값을 지원해 대체 수로를 이용하게 하는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