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낙동강하구 찾은 철새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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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부산 사하구 을숙도 남단 갯벌을 찾은 고니와 청둥오리. 지난 겨울 낙동강하구를 찾은 철새는 예년보다 늘었지만, 큰고니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해 가을부터 올겨울 사이 낙동강하구를 찾은 조류 개체수와 종수가 예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지난 겨울 이례적인 강추위 때문에 철새들이 따뜻한 낙동강하구로 몰려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이 최근 중간보고회 자리에서 공개한 '제15차 낙동강하구 생태계모니터링' 자료를 보면, 지난해 8월부터 올 2월까지 낙동강하구를 찾은 조류는 모두 18만 1671마리(누적)로 집계됐다. 지난해(14만 63마리)보다 4만여 마리, 최근 11년간 평균(14만 8269마리)보다 3만여 마리 증가한 수치다. 새 종류도 158종으로 1년 전(144종)이나 평균(140종)보다 다소 늘었다.

부발연 생태계모니터링 자료
누적 개체수 18만여 마리
강추위에 전년보다 많이 서식


특히 2014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던 누적 개체수와 최대 개체수(종별로 가장 많이 발견된 순간 개체수의 합)가 이번 조사에서 반등한 점이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유난히 추운 날씨를 피해 철새들이 낙동강하구로 몰리면서 '반짝 증가' 현상을 보인 것으로 분석한다. 낙동강 결빙률이 70%를 넘어서면서 강물 위 얼음이 새들의 안전한 휴식처 역할을 한 점도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권역별로는 서낙동강에서 종수와 개체수 증가가 뚜렷했다. 이번에 서낙동강에서 발견된 새 종류는 98종으로 지난 14년 평균(65종)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누적 개체수(5만 9719마리)와 최대 개체수(2만 8743마리) 역시 평균의 2~3배에 달했다. 한파를 피해서 남하한 새들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이 특히 서낙동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적인 수치가 증가한 반면, 종별로 살펴 보면 낙동강하구를 대표하는 큰고니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4371마리(누적)가 낙동강하구를 찾아 1년 전보다 2000마리 가까이 줄었다. 최대 개체수도 1638마리로 한 해 전 2330마리와 큰 차이를 보였다. 큰고니가 줄면서 천연기념물 개체수도 6541마리에서 4789마리로 뚝 떨어졌다.

습지와새들의친구 김경철 습지보전국장은 "큰고니의 경우 최근 몇 년새 먹이 군락지가 많이 축소되면서 개체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맥도 둔치에 대규모 무논을 조성해 먹이를 제공하고, 기존 서식지는 복원을 꾀하는 등 문제가 있는 종별로 세밀한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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