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 지방선거] 광역·기초의회 화제의 당선인들
새바람 타고 새 정치 실천 꿈꾸는 '청년 3인방'
지난 13일 치러진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 부울경 지역을 흔들었던 거대한 바람은 광역·기초 의원 선거판도 흔들어 놓았다. 새바람에 힘입어 시민단체 영입인사, 더불어민주당 대학생 위원장이 각각 광역·기초의회에 입성했다. 정치 인생에 고비를 만난 30대 젊은 농업인도 당당히 부산 유일 '무소속 구의원' 배지를 달았다.
■부산시의원 당선 박민성
시민단체 활동 복지전문가
형제복지원 비리 추적 7년
지난 16년간 지역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내고 빈부격차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쓴 사회복지연대 박민성(43) 전 사무처장이 부산시의회에 동래구 제1선거구 당선인으로 입성하게 됐다. 박 당선인은 2014년 무소속 시민후보로 시의원에 출마해, 41.89%의 지지를 받고 떨어진 적이 있다. 이번 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시민사회단체 몫으로 박 당선인을 영입했다.
박 당선인은 "부산시의 공공의료를 개선하고 고독사를 방지할 대책을 만들겠다"며 "부산 시민들이 서울 시민들보다 2.67년 빨리 죽는다. 도시별 건강격차가 벌어지고 있는데, 제대로 원인을 찾고 해결해야 하기 위해 두 번이나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형제복지원의 비리를 파헤치고 피해자들의 증언을 모으는 데 7년 넘게 매달린 것으로 유명하다. 박 당선인은 "이제 부산시의원이 된 만큼 부산시나 부산의료원이 가지고 있는 공공 기록을 더 찾아 당시의 아픔을 기억하고 피해자들의 인권을 지켜 나가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지역구와 관련해 "동래 일대가 재개발·재건축과 관련해 약자들이 자꾸 밀려나고 있는데 최대한 주민 편에 서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 연제구의원 당선 이의찬
2월 대학졸업, 6월 당선 최연소 당선인 연제구의회 나 선거구 이의찬 당선인
청년기본조례 제정 포부
부산 연제구의회 나 선거구의 이의찬 당선인은 1992년생, 25세이다. 이번 지방선거 최연소 당선인이다. 동아대 경영학과 학생이었던 그는 제대 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대학생위원회에서 활동했고, 올 2월에 졸업했다. 이 당선인은 "이모의 권유로 노무현·김대중 대통령 관련 서적을 읽으며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정당 활동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구가 고향인 이 당선인은 "앞으로는 연제구가 제 2의 고향이라 생각하고 이곳에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겠다"고 밝혔다. 이 당선인을 청년 세대를 대표해 "임기 시작 3개월 이내에 연제구 청년기본조례를 발의해 청년이 살고 싶은 연제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번 선거에선 이 당선인 외에도 강희은(중구·27세) 당선인, 박근혜(금정구·29세) 당선인도 구의원으로 선출됐다. 이 당선인은 "다른 청년 당선인들과 함께 서울이나 성남에서 시행된 청년 수당, 청년 월세 보증금 지원 제도 등을 부산에 적용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시도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부산 강서구의원 당선 박상준
대저토마토농장 아들서 변신 부산 유일 무소속 구의원로 선출된 강서구의회 가 선거구 박상준 당선인
부산 유일 '무소속 기초의원'
'대저토마토 농장' 아들이 또 한 번 일을 냈다. 부산 강서구 가선거구에 출마한 박상준(37) 당선인은 지난해 재·보궐 선거 당선에 이어, 올해는 16개 구·군 통틀어 유일 '무소속 구의원'이 됐다.
박 당선인은 2012년 우연히 친구 추천으로 지역 국회의원 선거 캠프에서 활동하게 됐다. 박 당선인은 "캠프에서 지역을 돌며 한 정치인이 얼마나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지를 체감했다"며 "지역 토박이로서 마을주민의 아픔과 불편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박 당선인의 '정치 인생'에 최대 고비였다. 현역 구의원이지만, 아쉽게도 자유한국당 '2-다'로 공천을 받았다. '나' 후보 당선도 보장할 수 없었기에, '다' 후보 당선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결국 탈당 뒤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고, 쟁쟁한 후보들을 꺾고 최종 당선됐다. 지난 1년간 한 달에 1~2일을 빼곤 거의 모든 지역 행사에 참여해 주민과 스킨십을 하는 등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다. 박 당선인은 "진심과 노력을 알아주신 주민들께 감사하며, 민생을 가장 먼저 챙기는 구의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조소희·이승훈 기자 s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