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 청소년 리포트] '피란수도 부산', 부산의 또다른 속살을 보다
한국전쟁 때 임시수도였던 부산에는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흔적이 곳곳에 많다. 그런 흔적을 돌아보며 잊혀져 가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되새기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부산시에서는 2015년부터 피란수도 부산 유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이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부산 시티투어 전문 여행사인 '부산 여행 특공대'에서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름은 '부산의 재발견, 피란수도에서 평화수도로'. 투어는 다음 달 15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과 오후로 나눠 진행된다. 예약은 부산여행특공대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부산 곳곳에 한국전쟁의 아픔 간직
임시수도기념관 등 여행코스 인기
오전 투어는 부산역에서 출발해 임시수도기념관, 아미동 비석문화마을, 최민식갤러리를 둘러본 뒤 천마로전망대에서 마무리된다. 임시수도기념관은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피란 온 이승만 대통령의 관저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전시실에는 당시 모습과 상황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아 피란민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아미동 비석문화마을은 일제 강점기 때 미처 돌아가지 못하고 한국에서 사망한 일본인 공동묘지가 있던 곳이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많은 사람들이 부산으로 피란을 왔고, 집 지을 공간이 부족해 봉분을 제거하고 살았다. 그러다 보니 일본 가문 특유의 모양이 찍힌 돌, 비석 등 무덤 부속물을 담벼락이나 계단에서 볼 수 있다. 비석문화마을의 탐방을 통해 무덤 위에 집을 짓고 살아야만 했던 당시 피란민들의 절박한 상황을 가늠할 수 있다.
최민식갤러리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는 피란시절 주먹밥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주먹밥조차도 피란민들에게는 귀한 음식이었다고 한다. 자갈치시장을 비롯한 부산의 곳곳에 스며있는 서민들의 고단한 삶을 사진에 담은 최민식은 우리나라 1세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다. 갤러리에는 <젖 먹는 소녀>를 비롯한 그의 대표작이 전시돼 있다. 최 작가가 생전에 쓰던 카메라와 필름 따위도 볼 수 있다. 오후 투어는 영도대교 도개관람, UN기념공원, 우암동 소막마을, 제1부두, 부산근대역사관을 둘러본다.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에는 전쟁의 절박한 상황에서도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피란민에 대한 부산의 따뜻한 포용력이 스며 있다. 부산 유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통해 어려운 시절 이웃과 함께했던 부산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김민서
부산일보 청소년 기자(대천중 1)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