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구 의회 '불편한 동거'
어린이집 대표 겸직 문제로 의원직을 상실했던 부산진구의회 배영숙 의원(자유한국당)의 효력 정치 신청이 받아들여지며 부산진구 의회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 이에 일부 의원은 선거가 끝난 시점에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이 나와 의정활동에 차질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2일 부산진구의회에 따르면 부산지법 행정2부는 배 의원이 낸 제명효력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이유는 제명처분의 집행으로 배 의원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현재 배 의원은 의원 자격 박탈을 무효화하라며 1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어린이집 겸직' 제명 의원
효력 집행정지 결정에 복귀
일부 의원 "납득 못 해" 반발
3선인 배 의원은 10년째 한 어린이집 대표를 맡고 있다. 원래 배 의원은 원장과 대표직을 맡았지만 처음 구의원을 시작한 2010년 겸직 논란을 피하려 대표만 맡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8월 행정안전부가 '어린이집의 원장뿐만 아니라 대표도 겸직 금지 사안에 해당한다'고 유권해석을 내놓았고 이에 따라 부산진구의회는 지난달 15일 배 의원을 제명했다.
제명됐던 배 의원이 돌아오며 부산진구의회는 사실상 불편한 동거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게다가 예산 심사, 행정사무감사 등 중요한 일정이 진행되고 있는 터라 부담은 더 크다. 일부 의원들은 '겸직은 문제가 있다'는 뜻을 고수하며 반발하고 있다. 부산진구의회 장강식 의장은 "분위기가 자칫 껄끄러울 수도 있어 배 의원을 만나 의정에는 문제가 없도록 같이 애를 쓰자고 이야기했고 배 의원도 이 점에는 동감했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행안부가 유권해석을 서둘러야 했다고 주장했다. 행안부의 유권해석은 8월에 나왔는데 이때는 이미 선거 결과가 나온 뒤라 겸직 논란으로 인한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실제로 행안부는 2016년께부터 이러한 문제점을 알고 논의를 해 왔기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진구의 한 의원은 "전국에서 겸직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데 미리 이 같은 유권 해석이 나왔다면 많은 출마자가 신변 정리를 했을 것"이라며 "바쁜 시기에 겸직 논란으로 인해 의정이 흔들려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