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광효 부산환경공단 이사장 “내년 공단 20주년, 의료폐기물 처리 등 신사업 찾기 노력”
“이게 바로 미세먼지입니다. 밀가루보다 부드러워요.”
부산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지난 15일 오전 부산 동래구 부산환경공단 배광효 이사장 집무실에는 다양한 병들이 나열돼 있었다. 자세히 보니 정체불명의 회색 분말이었다. 배 이사장은 “공단의 미세먼지 흡입차량이 수집한 미세먼지”라면서 “환경공단 역할의 중요성을 잊지 않기 위해 미세먼지와 하수를 담은 병을 집무실에 놔뒀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담은 병 집무실에 비치
TF팀 구성해 공단 새 도약 준비
“에너지 분야, 핵심사업으로 육성”
부산환경공단은 하수와 생활쓰레기, 분뇨를 처리하는 하수처리장과 소각장, 분뇨처리장을 운영하는 부산시 산하 공기업이다. 지난해 11월 6일 취임한 배 이사장은 내년 공단 창단 20주년을 맞아 새 도약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구체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하수와 생활쓰레기 처리, 미세먼지 제거 등 주요 업무 전반을 들여다보고 개선점을 도출해 내겠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것을 제로베이스에 놓고 개선책을 찾고 있다”면서 “TF팀 조사 결과에 따라 공단의 운영 시스템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예고했다. 배 이사장은 공단의 새 먹거리 찾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배 이사장이 염두에 두고 있는 신사업 중 하나는 의료폐기물 처리다. 의료폐기물은 질병 감염성이 높아 처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현재 민간업체가 주도하는 의료폐기물 처리 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랜 폐기물 처리 노하우를 쌓아 온 공단이 이 분야로 진출한다면 의료폐기물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게 배 이사장의 판단이다.
에너지 분야 역시 배 이사장이 눈여겨보고 있는 사업이다. 시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현재 공단 부지 34곳에 태양광 발전 시설이 들어서 있다. 게다가 공단은 명지 소각장에서 생산되는 폐열을 팔아 매년 30억 원 넘게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수처리장에는 메탄과 암모니아도 많이 발생한다. 메탄가스를 회수하면 전력생산도 가능하고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효과도 있다. 실제 공단은 2017년 메탄가스를 활용한 덕분에 온실가스 7만 5000t을 줄였다.
배 이사장은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사업 역시 깨끗한 부산을 가꾸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에너지 분야를 공단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배 이사장의 경영철학이 갑자기 궁금해졌다.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기업답게 투명성과 공정성을 경영 최일선에 둬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두 가지를 잘 실천하는게 시민으로부터 신뢰받고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사진=강선배 기자 ksun@
강선배 기자 ks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