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 광] 787. 깜깜이 표준국어대사전 ②
/이진원 교열부장
*브이오에이(VOA): 미국 해외 방송을 이르는 말. 미 국무성 국제 정보국 국제 방송부가 운영하는 것으로, 본부는 워싱턴에 있으며 1942년 2월에 시작하여 현재 약 40개 국어로 송신을 하고 있다.
국립국어원이 펴낸 <표준국어대사전>(표준사전)의 이런 뜻풀이에서 ‘40개 국어’는 ‘40개 언어’가 옳다.(나중에 이 난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또, ‘국무성’도 혼란스럽다. 다시 표준사전을 보자.
*덜레스: 미국의 법률가·외교관(1893~1969). 국무성에서 근무하였고….
*새로운 세계: 1921년 미국의 보먼이 미 국무성에서의 경험과 자료를 정리한 책….
*에프오에이(FOA): 미국의 대외 원조 계획을 관할하던 행정 기관.…1955년에 폐지되고 사무는 국무부에 인계되었다.
*해외공보처: 미국의 해외 문화 정책을 수행하는 공보 기관. 미국 국무부의 지휘 아래에 있다.
여기까지 보자면, 표준사전이 미국 ‘국무성/국무부’를 섞어 쓴다는 걸 알 수 있다. 한 나라의 정부 부처 이름인데, 이래도 되나 싶다. 또 ‘국방성/국방부’ 역시 혼란스럽다.
*디시에스(DCS): 미국 국방성에서 전 세계에 연결되는 전기 통신 시스템….
*아이언 트라이앵글(iron triangle): 미국 정부의 정책 결정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무기 생산자·국방성·의회의 세 세력을 이르는 말.
*디오(DO): 미국 국방부가 민간 제조업자로부터 군수품을 사들이기 위하여 내리는 지령.
*벨라계획: 미국 국방부의 지하 핵 실험 및 초고공(超高空) 핵폭발 탐지 계획.
이러니, 이런 혼란을 계속 방치할 것인지…. 혹은,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국무성/국무부, 국방성/국방부’를 섞어 써도 된다는 것인지…?
*곤쟁이젓: 곤쟁이로 만든 젓.(흰죽에 곰삭은 게장이나 곤쟁이젓 짠 것을 곁들여 내면 반 넘어 그릇을 비웠다.<박완서, 미망>)
신문을 보다가 눈에 띈 ‘곤쟁이젓’이 궁금해 표준사전을 찾았더니 뜻풀이가 저렇다. 다시 ‘곤쟁이’를 찾았다.
*곤쟁이: 곤쟁잇과의 털곤쟁이, 까막곤쟁이, 민곤쟁이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해서, 다시 ‘털곤쟁이, 까막곤쟁이, 민곤쟁이’를 찾았더니, 없다. 국어사전이 수수께끼사전이 될 판이다. 자, 곤쟁이라는 게 대체 뭘까.
jinwoni@busan.com
이진원 기자 jinwon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