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 광] <789> 깜깜이 표준국어대사전③

이진원 기자 jinwon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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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원 교열부장



사전의 가장 큰 덕목은 ‘친절’이다. 국립국어원이 펴낸 <표준국어대사전>(표준사전)을 보자.

*사전(辭典): 어떤 범위 안에서 쓰이는 낱말을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여 싣고 그 각각의 발음, 의미, 어원, 용법 따위를 해설한 책. 최근에는 콤팩트디스크 따위와 같이 종이가 아닌 저장 매체에 내용을 담아서 만들기도 한다.

이러니, 거의 모든 의문이 해소돼야 마땅하다. 물론 또 다른 덕목인 ‘정확’도 지나칠 순 없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다시 표준사전을 보자.

*이조어필언간집(李朝御筆諺簡集): 조선 시대에 나온 선조·효종·현종·숙종·인선 왕후·명성 왕후·인현 왕후의 친필 언문 서간집. 42편을 김일근(金一根)이 수집하고, 고증·주해(註解)하여 영인(影印)하였다.

이 뜻풀이에서는 김일근이 누구인지, 언제 영인했는지가 궁금하지만, 표준사전을 샅샅이 뒤져도 알 수 없다. 김일근이라는 이름을 표준사전에서 아예 찾을 수 없는 것.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김일근은 국문학자로 1959년 이 서찰첩을 엮었다고 나온다.(그러면, ‘조선 시대에 나온’이라는 풀이도 잘못 아닌가. 하기는, 조선시대 것이라면 ‘이조(李朝)’라는 말을 썼을 리도 없겠다.)

*북계(北界): ①고조선의 평양 서쪽 땅.… ②동물 지리학상의 구역.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 대륙을 포함하는 지역으로, 전북구(全北區)와 구열대구(舊熱帶區)로 나눈다. 제3기 시대에 북계 전부가 온대였기 때문에 동물이 널리 분포하였다. 유대류(有袋類), 단공류(單孔類), 광비류(廣鼻類)가 없고, 식충류(食蟲類)가 발달하였다.

이 뜻풀이도 적잖이 당황스럽다. ‘유대류(有袋類), 단공류(單孔類), 광비류(廣鼻類), 식충류(食蟲類)’ 역시 아예 표준사전에서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유대, 단공, 광비’도 나오지 않는다.

*간쇄골(間鎖骨): 단공류(單孔類) 및 대부분의 파충류에 있는, 쇄골 사이에 있는 뼈.

*총배설강(總排泄腔): 배설 기관과 생식 기관을 겸하고 있는 구멍. 양서류, 파충류, 조류, 단공류(單孔類) 따위에서 볼 수 있다.

*태생동물(胎生動物): 모체 안에서 어느 정도 자라서 태어난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단공류를 제외한 모든 포유류이다.

특히 ‘단공류’는 이처럼 표준사전에 자주 나오지만, 올림말(표제어)이 없어 궁금증만 커진다. ‘궁금증을 키우는 사전’이라…. jinwoni@busan.com



이진원 기자 jinwon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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