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性, 툭 터놓고 이야기해 봅시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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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여성 전문가들이 당당하고 솔직한 성담론을 펼칠 칼럼이 25일부터 연재된다. 사진은 성관계가 가능한 AI로봇 에이바가 등장하는 영화 ‘엑스마키나’의 한 장면. 3명의 여성 전문가들이 당당하고 솔직한 성담론을 펼칠 칼럼이 25일부터 연재된다. 사진은 성관계가 가능한 AI로봇 에이바가 등장하는 영화 ‘엑스마키나’의 한 장면.

섹스로봇이 시판되고 있다. 여성로봇과 남성로봇이 600만~2000만 원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사만디’라는 여성로봇은 오르가슴도 느낀다. 파트너의 체온, 소리에 따라 교성과 말로 반응을 해 준다. 남성의 요구가 잦으면 사랑을 거부하는 ‘불감모드’도 있다고 한다.

어떤 미래학자는 2030년에 여자는 남자보다 로봇과 더 많이 섹스하고, 2050년이 되면 로봇섹스가 인간끼리의 섹스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섹스로봇이 남성을 쓸모없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경고는 많은 남성을 긴장시킨다. 우리나라에서도 섹스로봇을 어떻게 구입하는지 문의하는 이들이 더러 생기고 있다.

섹스로봇 등장한 시대

여전히 우리의 성은 음지

성에 대한 지나친 숨김은 억압

건강한 논의의 장 ‘성 칼럼’ 게재

전지연·최지은·임의현 女 전문가

다음 주부터 지면·홈페이지 연재

섹스로봇 이야기는 곧 닥칠 미래의 일이겠지만 현재의 일이기도 하다. AI와 로봇의 시대가 왔지만 우리의 성의식은 이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의 성은 여전히 ‘숨김의 미학’이며, 음지로 밀려나 공론의 장으로 못 나오고 있다.

올바른 성 문화와 건강한 성 생활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여전히 편견과 일탈이 존재한다. 성에 대한 지나친 숨김으로 인한 억압은 극복해야 할 ‘편견’이다. 반면 지나친 개방으로 인한 사회문제와 성범죄는 바로잡아야 할 ‘일탈’이다.

전자의 편견으로 인해 성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남성 위주의 성 문화로 인해 구속받고 위축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성과 관련된 진솔한 얘기와 토론의 부재는 여기에서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무분별한 성 문화가 외부에서 유입되면서 개방화가 진행되고 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올바른 교육과정이 없어 저속하고 무책임한 성 문화가 만연하는 것 역시 또 다른 사회적 일탈이라 하겠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본보는 <3人3色-性 이야기> 칼럼을 오는 25일부터 매주 월요일 연재할 예정이다.

필진으로 전지연 비뇨기과 전문의, 최지은 한의사, 임의현 성 심리학자 등 3명의 여성 전문가를 초빙했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올바른 성담론을 ‘당당’하고 ‘솔직’하게 펼쳐보자는 것이 기획취지다.

인터넷 등에서 잘못된 성 정보가 범람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독자들에게 유익하고 격조 있는 성 칼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면으로 칼럼이 게재되고 온라인신문(www.busan.com)으로는 동영상도 제공된다. 페이스북과 네이버TV로 칼럼과 동영상을 볼 수도 있다.

필진으로 참가할 전지연 하이닥터스의원 원장은 “최근 여성들의 성의식이 개방적으로 변하면서 첫 관계, 피임도구, 성인용품 등에 대해서는 거리낌 없이 얘기하는 분위기다. 반면 여성의 비뇨 및 배뇨기의 문제에 대해선 아직도 꽁꽁 숨기고 진료를 받는 것에 거부감을 보이는 이중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쉬즈한의원 최지은 원장은 “진료실에서 만나는 30~50대 기혼 여성들은 남성 주도적 성문화와 잘못된 성 상식 등으로 아직도 수동적인 경향이 많아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다. 이에 비해 20~30대는 자유분방함이 있지만 비위생적인 자기관리와 잘못된 상식으로 질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 심리학자 임의현 대한성학회 총무간사는 “성은 다양한 얼굴을 지녔다. 언론에서 접하는 범죄와 관련된 성은 마주 하고 싶지 않은 얼굴이지만 인간의 삶 전체에서 성은 건강해야 하고 즐거워야 하며 일상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성과 관련된 범죄가 있다고 해서 우리의 건강한 성마저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3명의 필자들은 올바른 성 문화와 건강한 성 생활을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동시에 꼽았다.

전 원장은 “성교육과 성문화에 대해 자신이 서툴다는 것은 인지하고 상대방을 배려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고, 최 원장도 “이기적인 성 생활은 상대에게 심리적 육체적 상처를 주면서 만족감을 떨어뜨려 결국 멀어지게 된다”며 파트너를 배려하라고 조언했다. 임 간사도 “성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파트너와 함께해야 하므로 상대가 보내는 성적 신호를 풀어내야 한다. 그 신호를 풀기 위해서는 파트너를 관찰하는 것부터 사소한 이야기까지 나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3명의 전문가들은 칼럼 집필에 임하는 자세를 각각 밝혔다.

“건강이 최고이듯이 그곳이 건강해야 행복한 성생활도 가능하다. 에두르지 않고 용감하게 정면돌파하면서 독자들의 성 생활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주겠다.”(전지연)

“건강한 성생활을 위해선 여성의 자궁생리적인 특성과 구조에 대해 알아야 한다. 남성들 역시 신체특성에 대해 알아야 상대를 배려할 수 있다. 진료실에서 만난 여러 환자의 고민을 소개하면서 해답을 함께 모색해 보겠다.”(최지은)

“성은 몸의 대화지만 상대의 마음을 알아야 대화가 잘 된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기, 마음 다치지 않게 거절하기와 같이 자신과 상대의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법 등에 대해 글을 써보고 싶다.”(임의현)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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