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性이야기] 누구나 성병에 걸릴 수 있다
20대 여성이 외음부에 뭔가가 난 것 같다고 진료실을 방문했다. 예약 때에는 분명 방광염이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 진료를 보니 생식기 사마귀로 방문한 것이었다. 이렇게 진료를 보다 보면 처음 말한 내용이랑 전혀 다른 질환으로 오시는 분들이 있다. 특히 성병으로 진료를 보러 오신 환자들의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다. 아무리 성관계 연령이 낮아지고 성문화에 개방적이라 하지만 실제 성병에 대한 태도는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된다.
어쨌든 이 20대 여성의 경우 얼마 전부터 생식기 부위에 사마귀가 나기 시작했는데 통증이나 다른 증상이 전혀 없어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발견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사마귀를 발견한 것은 3개월 전쯤으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성기 사마귀란 것을 알게 된 후 성병이라는 말에 큰 충격에 빠졌다. 결국 부정적인 주변 시선과 수치심에 방치하다가 치료가 더욱 까다로워진 경우이다.
성병은 보통 다른 사람과 성 접촉으로 감염되는 균 또는 바이러스, 원충 모두를 말한다. 매독, 클라미디아, 첨규콘딜롬(성기 사마귀)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다양한 성병 중에서도 높은 감염력을 보이는 것이 인간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한 첨규콘딜롬이다. 이 바이러스는 150종 이상의 종류가 있는데,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보고에 따르면 2013~2014년 성인 남성 45.2%, 성인 여성 39.9%에서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성적으로 활발한 사람의 경우 일생 동안 적어도 한번은 감염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인간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질환인 첨규콘딜롬은 콘딜로마, 곤지름, 항문사마귀 등 다양한 이름으로도 불린다. 주로 성기와 항문 주변에서 오돌토돌한 돌기 모양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외음부 피부질환의 일종이다. 특히 첨규콘딜롬은 잠복 기간 동안 특별한 증상이 없어 성병에 걸린 줄 모르고 있다가, 상대에게도 전염되고 난 후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인간유두종바이러스는 피부 접촉만으로도 쉽게 감염되기 때문에 콘돔으로도 100% 예방하기 힘든 특성이 있다. 하지만 첨규콘딜롬의 경우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는 것으로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그래서 이전까지는 여성들이 백신을 많이 맞아왔다면 최근 들어선 남성도 함께 백신을 맞아야 성병 예방과 자궁경부암 발병률을 낮출 수 있어 커플이 함께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으러 병원에 오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연인 사이에 사랑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병까지는 나누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어나갈 건강한 성생활을 위해서라도 성관계를 갖기 전 연인끼리 성병 검사를 함께 받는 것을 권한다. 그리고 만약 성병 진단을 받았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며 성병이 아니라면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그리고 섹스를 할 때는 반드시 콘돔을 사용하여 안전한 사랑을 나누는 것이 건강한 성생활에 도움이 된다.
전지연
하이닥터스의원 비뇨의학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