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충혈이라면?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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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막염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의 질환일 것이다. 하지만 주로 노년층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백내장, 녹내장이나 황반변성 등의 널리 알려진 질환과 달리 20~40대의 사회생활을 활발하게 하는 젊은 연령대에 주로 발병한다. 심할 경우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으므로 사회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질환이다.

포도막염은 말 그대로 눈의 중간막인 포도막에 생기는 염증이다. 염증이 발생하는 위치나 심한 정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시력 저하, 통증, 충혈 등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변시증, 눈 앞에 벌레가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날파리증(비문증), 눈부심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염증으로 인해 망막이나 시신경 등 안구의 중요 부분이 손상되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포도막염은 발병 원인에 따라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감염성과 면역 체계 이상이나 종양 혹은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한 비감염성으로 나뉜다. 증상이나 검사 소견으로 구분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진단에 신중을 요한다.

특히, 비감염성 포도막염의 주된 발병 원인 중 하나인 자가면역 질환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정상 세포를 적으로 알고 공격하는 질환을 말한다. 강직성 척추염, 류마티스 관절염, 베체트병, 건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종종 이들 질환에서 눈의 염증이 동반되기도 하므로 비감염성 포도막염 환자는 이 같은 전신질환 여부를 함께 검사하게 된다. 치료 전략 역시 전신질환을 감안해 수립해야 한다.

포도막염은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시력 저하 및 실명을 유발하는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종종 재발하며 장기간 지속적인 관리와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감염성 포도막염 치료는 항생제나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한다. 비감염성 포도막염 치료에는 스테로이드가 일차 치료제로 사용된다.

스테로이드는 초기에 강력한 염증 억제 효과로 안구 조직의 손상을 방지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치료 과정에서 가능한 빨리 투여량을 낮춰야 한다.

스테로이드 유지 용량으로 조절되지 않거나 재발하는 염증에는 면역억제제나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생물학적제제는 포도막염 발병에 관여하는 특정 단백질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어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포도막염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몸이 1000냥이면 눈이 900냥’ 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몸에서 눈 건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평소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눈 건강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갑자기 시력이 저하되거나 눈부심, 통증, 충혈 등의 증상이 동반될 경우 포도막염을 의심하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이지은


부산대병원 안과 교수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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