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처리업체에 유해성 안 알려”

속보=지난해 11월 부산 사상구 폐수처리업체에서 황화수소 가스가 누출돼 3명의 사망자를 낸 사고(본보 지난해 11월 28일 자 9면 보도)는 폐수를 보내온 포스코 측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폐수 처리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수사 결과 확인됐다.

4일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고농도의 황화수소가 포함된 강알칼리성 폐수를 업체 측에 의뢰하고도 사전에 유해성을 알리지 않은 혐의(폐기물관리물 위반)와 이로 인해 작업자 3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로 포스코 연구소 환경담당과장 김 모(53) 씨와 연구원 한 모(50)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등은 철강 부식 실험에 사용한 뒤 황화수소를 중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고농도의 폐수로 7t가량을 유해성에 대한 정보 제공 없이 폐수처리업체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폐기물처리법에 따르면 유해 폐기물의 경우 성분을 정확히 폐수처리업체에 알려야 하지만, 이런 과정이 없었다는 것이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포스코 측은 사고 발생 직후부터 폐수 속 황화수소를 중화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이들이 업체로 넘긴 폐수의 황화수소가 제대로 중화되지 않아 가스 누출을 촉발한 것으로 확인했다．

사고 초기부터 줄곧 잘못된 오폐수를 넘긴 사실을 부인해 온 포스코 측에 대해 경찰과 검찰은 범죄의 중대성을 볼 때 구속 영장 청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폐산, 알칼리 등 유해물질을 혼용 보관한 혐의(폐기물관리법 위반 등)를 받아온 폐수처리업체 관리자 권 모(42) 씨에 대해서는 건강상의 문제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구속영장은 청구되지 않았다．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은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난 11월 28일 이후 포스코 측의 폐수 유·출입 기록과 서버 등의 데이터를 압수수색해 오폐수 전달 과정의 문제점을 집중 조사해왔다．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1시 8분께 부산 사상구 S 폐수처리업체 폐수 집수조에서 황화수소 가스가 누출돼 작업장에 있던 직원 3명이 숨지고 1명이 의식불명에 빠졌다. 곽진석 기자 kwak@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