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재앙] ‘머리부터 발끝까지’ 해롭지 않은 곳이 없네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기관인 에어비주얼(Air Visual)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대기질지수(AQI) 기준으로 6일 오후 5시 현재 부산은 세계에서 10번째로 오염이 심했다. 부산(141)은 서울(171) 인천(166) 인도 델리(164) 몽골 울란바토르(154) 중국 상하이(152)와 함께 톱 10에 속했다.
미세먼지는 우리 몸에 얼마나 해로울까. 각 분야별 전문의들은 “온몸에 해롭다고 할 정도로 전신 질환을 유발한다. 특히 미세먼지에 포함돼 있는 미생물과 중금속의 위험은 엄청나다”고 말했다.
폐 통해 혈관침투 뇌졸중 유발
미세먼지 사망률 1위 심혈관질환
보건용 마스크는 재활용 안 돼
답답함 느낄 정도 딱 맞게 써야
■혈관 타고 들어와 전신질환 유발
미세먼지는 입자 지름이 머리카락 굵기의 5분의 1 정도로 코와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 깊숙이 스며든다. 김주인내과 김주인 원장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활성산소나 사이토카인 같은 염증반응이 증가해서 호흡기 증상이 심해진다. 특히 미세먼지 입자가 작을수록 기관지나 폐 깊숙이 침투되기가 쉽다. 또 공단지역의 중금속 등이 포함될 수록 염증반응은 더 심해진다”고 경고했다.
미세먼지는 호흡기질환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미세먼지는 폐를 통과해 혈관으로 침투한다. 이 과정에서 혈관에 손상을 줘 협심증과 뇌졸중을 유발한다.
동아대병원 순환기내과 김무현 교수는 “급성 심혈관질환자는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혈압과 맥박이 증가하면서 심혈관계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다. 미세먼지에 의한 사망률 1위는 호흡기 질환이 아닌 심혈관 질환이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과 알레르기 결막염은 미세먼지로 인한 대표적인 안과질환이다. 안구의 이물감, 시림, 통증, 충혈 등이 주요 증상이다.
■생활 속 미세먼지 대처법
외출 후에 눈이 따갑거나 이물감이 들더라도 눈을 비비지 말아야 한다. 인공 눈물이나 세안액으로 깨끗이 씻는 게 바람직하다.
성모안과병원 최재원 과장은 “미세먼지가 심하면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이나 선글라스가 좋다. 비염환자는 알레르기 결막염을 동반하는데 항알레르기 약이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조언했다.
급성기의 심장질환자들은 무리한 운동을 자제하고 가능한 한 외출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4세 이하 아이는 명확한 의사표현이 어렵기 때문에 마스크를 씌운 채 너무 오래 외출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집안에서 굽거나 튀기는 요리를 하게 되면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높아진다. 대기오염이 심한 날은 조리법도 고민이 필요하다.
호흡기 질환자들이 불가피하게 외출을 해야 할 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보건마스크, 공기청정기 구입법
보건용 마스크에는 입자차단 성능을 나타내는 ‘KF80’ ‘KF94’ ‘KF99’ 표시가 있다.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크지만 숨쉬기가 어렵거나 불편하다.
보건용 마스크는 재활용을 해선 안 된다. 세탁을 하게 되면 효과가 없어진다. 정전기 효과를 이용해 미세먼지를 차단하는데 이틀 정도면 정전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동아대병원 병리학과 김대철 교수는 “마스크는 조금 답답하다고 느낄 정도로 딱 맞게 쓰는 것이 좋다. 하지만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이 호흡곤란이나 어지럼증을 느끼면 바로 벗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기청정기는 고성능 헤파필터가 장작된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헤파필터가 있으면 미세먼지 내의 미생물과 중금속을 걸러내는 데 유용하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