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대기질 개선 특별법 제정] 항만 미세먼지 배출원 통합관리 문 ‘활짝’
내년 1월부터 선박, 하역장비, 항만출입 화물차 등 ‘항만 미세먼지 배출원 통합관리’가 가능해진다. 5년마다 항만 대기질 개선 종합계획이 수립되고, 일반해역보다 강화된 기준이 적용되는 ‘황산화물 배출규제해역’과 ‘저속운항해역’이 지정된다.
개선계획 5년마다 수립·시행
하역장비 배출가스 기준 신설
저속운항해역 등 실효성 높여야
동남권 대기환경청 신설 요구도
■선박·하역장비·화물차 통합 관리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항만지역 등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안’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지속적인 실태조사를 토대로 해수부가 ‘항만지역 등의 대기질 개선을 위한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 시행토록 했다. 또한 ‘황산화물 배출규제해역’과 ‘저속운항해역’을 지정하고 항만 하역장비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신설한다. 또 배출가스 5등급 이하 경유차는 항만출입을 제한함으로써 항만 3대 미세먼지 배출원인 선박, 하역장비, 화물차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배출규제해역’에서는 내년 1월부터 국제해사기구(IMO)가 시행하는 황함량 0.5% 이하 규제보다 더 강화된 0.1% 기준이 적용될 예정이다. 해수부는 또 저속운항해역에서 운항 속도를 20% 낮추면 시간당 미세먼지 배출이 49% 감축된다고 밝혔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은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구입을 의무화하고, LNG 야드트랙터 등 친환경 하역장비 보급을 지원한다. 항만시설과 정박한 선박에 전기를 공급하는 육상전원공급장치(AMP)와 수전장치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 친환경 항만 인프라 구축도 추진한다.
해수부는 특별법 국회 통과를 계기로 항만 미세먼지 저감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해수부는 지난해 11월 부산시, 울산시, 경남도와 ‘항만 미세먼지 저감 업무협약’을 맺었고, 환경부와도 조만간 항만 대기질 측정망 설치, 항만 출입 노후 경유차 교체 지원 등 미세먼지 저감 사업 협력을 내용으로 하는 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노후 화물차 교체 지원사업 시급
하지만 배출규제해역은 2023년까지 지정이 미뤄졌고, 저속운항해역은 강제 규정이 아닌 권고에 그쳐 시행령과 규칙 제정 과정에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해수부는 배출규제해역을 늦어도 2022년 상반기까지는 지정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저속운항해역은 권고에 그치지만 항비 감면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선사들의 자발적 동참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내년부터 항만 출입이 제한되는 배출가스 5등급 이하 노후 컨테이너 트레일러 교체 지원 사업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물류대란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해수부는 부산시 등 지자체에 노후 컨테이너 트레일러 LNG 교체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환경운동연합은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특별법 통과를 환영하면서도, 항만 대기질 측정망 설치, 노후 경유차 교체 지원 등의 사업은 지자체와 환경부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특별법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관련 부처와 지자체를 아우른 통합적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지역 시민사회가 오래 전부터 요구했던 동남권 대기환경청을 신설하고, 예산과 직제를 확보해야 한다고 환경련은 강조했다.
■교실마다 먼지측정기·공기정화기
한편 이날 함께 개정된 미세먼지 관련 법안을 살펴보면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은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규정해 미세먼지 해결에 예비비 등 국가 재정 투입 근거를 마련했다. ‘액화석유가스(LPG) 안전 관리 및 사업법’은 미세먼지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LPG 차량을 일반인도 구매할 수 있도록 자동차 연료 사용 제한 규정을 삭제했다. ‘학교보건법’은 유치원과 초·중·고 교실마다 미세먼지 측정기와 공기정화기 설치를 위무화했고, 필요한 경비를 국가와 지자체가 지원하도록 했다.
새로 제정된 ‘대기관리권역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은 수도권에서 시행 중인 대기관리권역 지정 제도를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인정되는 지역으로 확대 적용하고, 대기 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에 대한 오염물질 총량 관리제를 시행하며, 대기관리권역 내 경유차는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부착하도록 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