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새 세계 24→46위… ‘금융허브 부산’ 경쟁력 끝없는 추락
부산의 국제금융허브 경쟁력이 4년새 세계 24위에서 46위로 급전직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도 같은 기간 6위에서 36위로 곤두박질쳤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영국계 컨설팅그룹 ‘지/옌(Z/Yen)’은 최근 발표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25호’ 보고서에서 올해 3월 기준 부산의 국제금융허브 경쟁력 순위는 전체 112개 도시 가운데 46위에 그쳤다. 2015년 24위까지 올랐던 부산은 4년 만에 22계단이나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9월 발표된 44위에 비해서도 두 계단 추락한 순위다. 부산은 2014년 3월 27위로 지수에 처음 진입한 바 있다.
英 지옌 발표 ‘국제금융센터지수’
4년 만에 22계단이나 곤두박질
아·태 금융중심지 경쟁 심화 탓
‘말로만 지원’ 소극 정책도 한몫
“산은·수은 부산 이전 서둘러야”
서울의 국제금융허브 경쟁력 순위도 4년만에 세계 6위에서 36위로 떨어졌다. 33위를 기록한 지난해 9월 조사 때보다 세 계단 내려간 것이다.
아시아 주요 도시로만 범위를 좁혀도 부산의 순위는 겨우 꼴찌를 면한 모양새다. 홍콩(3위)과 싱가포르(4위), 중국 상하이(5위), 일본 도쿄(6위), 중국 베이징(9위) 등이 세계적인 금융허브로 탄탄한 위상을 자랑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은 뒷걸음질치는 상황이다. 태국 방콕(53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68위), 인도 구자라트(69위), 중국 텐진(81위)을 겨우 제친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은 상하이(5위), 베이징(9위), 선전(14위), 광저우(24위), 칭다오(29위) 등을 부산이나 서울(36위)보다 앞선 금융중심지로 키우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1위는 미국 뉴욕이 차지했으며 영국 런던이 2위로 뒤를 이었다. 3위는 홍콩, 4위는 싱가포르, 5위는 중국 상하이, 6위는 일본 도쿄였다. 그 뒤를 이어 지난번 조사 때보다 4계단 상승한 캐나다 토론토가 7위에 올랐으며 스위스 취리히도 1계단 올라 8위에 랭크됐다. 반대로 중국 베이징은 1계단 떨어진 9위로 내려앉았다. 10위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순위 변동이 없었다.
GFCI는 세계 주요도시의 금융 경쟁력을 측정한 지수다. ‘지/옌’이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상반기(3월)와 하반기(9월)로 나눠 발표해 오고 있다.부산과 서울의 순위 하락은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금융중심지 간 경쟁 심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여기에 부산과 서울을 금융중심지로 지정후 별다른 지원을 하지 않는 정부의 정책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들은 “국제금융중심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부산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면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한국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부산으로 유치해 부산금융중심지를 더욱 키우는 한편 국가적으로 부산을 핀테크 중심지로 육성하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GFCI는 세계 금융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설문조사와 세계은행(WB)과 세계경제포럼(WEF) 등 외부 기관이 평가하는 비즈니스 환경, 인적 자원, 인프라, 금융산업 발전, 일반 경쟁력 등 5개 분야의 지수를 종합해 산출한다. 2007년 이후 매년 3월과 9월 두 차례 발표되는 GFCI는 세계 주요 도시의 금융허브 경쟁력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수로 꼽힌다. 이정희 기자 ljnh@busan.com
이정희 기자 ljn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