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도심 하천, 시궁창 수준”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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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도심 하천인 수월천 상류에 각종 생활 쓰레기와 건축 폐기물이 쌓여 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제공 거제 도심 하천인 수월천 상류에 각종 생활 쓰레기와 건축 폐기물이 쌓여 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제공

“하천이 아니라 시궁창?” 경남 거제시 도심을 가르는 주요 하천의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류는 물론 상류까지 생활 쓰레기에 오물, 찌꺼기가 뒤엉켜 하수구나 다름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자체 주도의 체계적 정화 활동과 오염 예방대책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상임의장 이종우)은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생명의 근원인 물의 소중함을 인식시키기 위해 고현천, 수월천, 아주천 등 거제 지역 주요 하천 환경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구역별 수질과 쓰레기 투기, 생태환경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조사

“생활쓰레기·오물 찌꺼기 범벅

처리장·관로 증설 서둘러라”


조사 결과 하천 전 구간에서 생활 쓰레기를 비롯해 농업, 산업 폐기물이 다량 발견됐다. 생활류가 61%로 가장 많았고 산업용 22%, 농업용 17%로 나타났다. 비닐, 스티로폼, 페트병 같은 플라스틱이 57%, 담배(종이) 23%, 철재(캔) 12%, 목재 7%, 음식물 2%였다.

특히 인적이 드문 곳을 중심으로 목재 등 산업폐기물을 비롯해 주름관, 호스 등 건축 폐기물이 집단 투기돼 있었다. 게다가 하천마다 생활하수, 분뇨 등이 그대로 유입돼 악취와 수질오염을 가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거제시에 하천 환경 보전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우선 과제가 하수처리장과 관로 증설이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중앙하수처리장(옛 신현읍 구역)과 장승포하수처리장(옛 장승포시 구역)에서 하루 5만 4000t의 오수를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처리장 용량 부족과 인입 관로 미설치로 2만 6300세대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가 하천으로 곧장 유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하수처리계획이 제대로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 허가를 남발한 거제시의 책임이 크다는 게 환경운동연합의 주장이다. 거제시는 뒤늦게 하수처리장 2곳의 일일 처리용량을 3만 2000t 증설키로 했다. 목표는 2022년. 환경운동연합은 증설이 반드시 적기에 완료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거제시가 나서 민간단체와 하천 환경 개선과 오염 예방을 위한 장·단기 대책을 수립하고 ‘하수 방류구 실명제’를 도입해 배출자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변 아파트와 상가 등에서 유입된 하수가 쌓여 매년 악취 민원이 발생하는 중곡동 유수지의 경우, 약 1000t의 분뇨 찌꺼기가 쌓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운동연합은 “제대로 정화되지 않은 오폐수가 실개천를 따라 유입되면서 악취는 물론, 홍수조절 기능도 마비시키고 있다”면서 “실명제를 통해 단속과 계도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거제시민들도 하천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고 정화 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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