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물류대란 예고 ‘항만 컨차량 출입제한’ 선제 대응해야
항만 미세먼지로 고통받아 온 부산으로서는 ‘항만 지역 등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거는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다. 항만 3대 미세먼지 배출 원인으로 꼽혀 온 선박, 하역장비, 화물차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이 법이 늦게나마 국회에서 통과되어 안도의 한숨을 채 내쉬기도 전에 맞닥뜨린 현실은 참혹할 정도다. 법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항만 배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예산은 되레 줄어드는 엇박자를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당장 물류대란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항만대기질개선특별법이 내년 1월 시행에 들어가면 배출가스 5등급 이하 경유 차량의 항만 출입이 제한되지만,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항 출입 컨테이너 트랙터 3만 5000대 가운데 상당수의 출입이 제한될 것으로 추정하지만 정확한 실태를 모르니 대책도 겉돌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렇게 되면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를 동시에 저감하는 장치를 부착하는 친환경 차량으로의 전환 작업이 더뎌질 뿐만 아니라 대규모 육상 물류대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마당이다.
지역에 미칠 파장이 큰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조를 맞춰 후속 대책을 수립하는 것은 행정의 기본이다. 법 시행을 9개월 앞둔 현재 항만 출입이 제한되는 차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 부산시와 해양수산부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이런 식으로는 항만 미세먼지를 잡기는커녕 물류대란을 자초하는 격이 되기 십상이다.
육상 물류가 차질을 빚으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항만 운영으로 이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컨테이너 트랙터 관리업무를 분담하는 부산시, 부산항만공사, 해양수산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은 항만대기질개선특별법 시행에 따른 실태부터 즉시 파악해야 한다. 노후 컨테이너 트랙터 운전기사들의 생계와도 연계된 문제인 만큼 친환경 차량으로의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 미세먼지를 줄이고 육지와 항만 간 물류 흐름도 원활히 이어지도록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