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性이야기] 여자의 성욕이 남자만 못할까?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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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따라 성욕의 많고 적음은 차이가 있다. 차이가 있는 것은 맞지만 그중 여성과 노인은 성욕이 낮거나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틀린 이야기다. 명백한 오해다. 왜 이런 오해를 하게 되는 것일까.

사회적 편견이나 체면 때문에 요구가 있어도 욕구를 충분히 내비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욕구가 있음에도 사회 문화적인 분위기 때문에, 본인도 모르는 사이 성욕이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스스로를 억누르는 잘못된 성교육 때문에 자신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때가 많다. 본능적으로 몸이 원하는 소리를 본인 스스로 들어주지 못하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백세 시대가 다가오면서 성을 누릴 수 있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졌다. 중장년 및 노년기는 오롯이 자신의 감각과 느낌, 만족에 충실하면서 성을 누릴 수 있는 최적기다. 그 기간을 잘 누리려면 본인의 욕구를 잘 알고 적절히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

섹스를 함에 있어서 사람마다 그 이유가 다르고 기쁨의 크기도 제각각일 것이다.

여성이 섹스를 하는 이유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몸의 즐거움을 경험하기 위해서’와 ‘기분이 좋아져서’라고 한다. 이것은 남자들의 말한 상위 3개 중 2개에 해당한다고 하니 이것으로 비춰볼 때도 남성과 여성의 차이는 없다고 하겠다.

성경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렸다는 카마수트라는 이렇게 기술해 놓고 있다. “남편의 정욕이 남달리 강한 경우에 첩을 두어도 괜찮다.” 그렇다면 남편의 정욕이 부인의 정욕을 따르지 못할 때는 어찌한다 말인가. 내게 닥친 일은 아니지만 걱정도 되고 궁금하기도 하다.

3인 3색 성 이야기 7화

현대의학과 과학은 각종 논문과 연구를 통해 남녀의 성욕에는 차이가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 지금 시대에 맞게 카마수트라 개정판을 낸다면 ‘성욕이 강한 여인은 좋은 아내의 요건이니 이를 칭찬하고 아내를 잘 모시라’고 써주려나.

여성의 성욕이 절대 남성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해서 성욕으로 남성을 이겨보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인간에게 성욕은 자연스러운 것이니, 자신의 몸을 잘 알고 잘 느끼고 만지시라는 것이다. 남들은 의식도 않는데 본인 혼자 체면이라는 틀에 갇혀, 혹은 누가 강요도 하지 않았는데 성욕을 표출하는 건 안 된다고 스스로 억압하는 것만큼 미련한 것은 없다.

본인에게 성욕이 있다면 잘 표현하고 욕구를 적절히 해소하는 것도 건강한 삶이다. ‘내가 나이가 있으니’, 혹은 ‘여자가 그러면 이상하잖아’ 하는 식의 생각은 저 멀리 던져 버리시길!


임의현


성 심리학자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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