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MOU’ 불참 원인·대책] 김경수 도정 공백에 부산·경남만 피해 ‘고스란히’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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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낙동강 물 문제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장세용 구미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이 총리, 조명래 환경부 장관, 송철호 울산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정재숙 문화재청장.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낙동강 물 문제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장세용 구미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이 총리, 조명래 환경부 장관, 송철호 울산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정재숙 문화재청장. 연합뉴스

“부산·경남이 가장 큰 피해자인데, 왜?”

낙동강의 하류에 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부산과 경남은 강 상류에서 배출되는 오염 물질 피해를 고스란히 뒤집어쓰고 있다. 그런데도 낙동강변 지자체 중 유독 두 시·도지사만 ‘낙동강 물 문제 해소 업무협약(MOU)’에 빠진 것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경남 불참하자 부산시 “의미없다”

하류 지역 식수문제 해결 난망

환경단체 “용역 결과 안 좋다면

상황 심각… 곧 공동선언해야”

29일 환경부와 부산시, 경남도의 입장을 종합하면 부산·경남이 이번 MOU에 불참한 것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도정 공백 이유가 가장 컸다. 김 지사가 구속된 이후 도지사가 없는 상황에서 자칫 주민 반발을 부를 수 있고 정치적으로 부담이 되는 MOU 체결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게 당초 경남도의 입장이었다. 이에 부산시 역시 부산에서 가장 가까운 낙동강 상류 지역인 경남도가 MOU에 불참하면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업무 협의에 의미가 없다는 이유로 역시 불참했다.

MOU를 담당한 환경부 관계자는 “김 지사가 석방된 이후에도 MOU에 참석하시라고 권유했지만, 현재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답변을 받았다. 다만 경남도도 앞으로는 같이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부산시 역시 경남도의 의사를 중요하게 생각해 MOU에 불참했을 뿐 용역 과제 안에는 부산·경남이 다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부산시와 경남도는 이날 직원을 협약식에 파견했고, 낙동강 물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지자체들과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정부에 전달했다.

그럼에도 시민사회·환경단체는 김 지사와 오거돈 부산시장이 MOU에 빠진 사실 자체가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한다. 물 문제의 최대 당사자로서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도 모자랄 판에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은 하류 지역 식수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용역 결과가 부산·경남에 불리하게 나올 경우 그 피해는 부산시민과 경남도민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두 시·도지사의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두 시·도지사가 이른 시일 내에 △유해 화학물질 70% 이상 개선 △낙동강 수계법 개정 △녹조 방지 위한 보 개방 확대 등을 정부에 요구하는 공동 선언을 해야만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생명그물 이준경 대표는 “오 시장과 김 지사가 지역민이 원하는 낙동강 문제 해결 방안 제시도 못 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면서 “두 시·도지사가 다음 달 중으로 낙동강 먹는 물 문제 관련 지역민의 요구를 반영한 공동 선언을 하지 않는다면 시민사회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고 경고했다.

황석하·민지형 기자 hsh03@busan.com

사진은 경남 창녕함안보 전경. 부산일보DB 사진은 경남 창녕함안보 전경. 부산일보DB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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