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삼아 만든 ‘수제 모기향’ 방심하면 ‘화(火)근’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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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재료 사용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수제 모기향’이 아찔한 화재를 일으켰다. 제대로된 안전 의식 없이 취미 삼아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장 아파트 베란다서 피우다

불 거치대 없이 사용 화재에 취약

부산 기장경찰서에 따르면 16일 오전 4시 40분께 기장군 정관읍 한 아파트 5층 베란다에서 불이 났다. 당시 ‘타닥타닥’ 타는 소리가 나는 것을 들은 집주인이 불을 발견했고, 소화기 3대로 진화를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자 119에 신고했다. 다행히 불은 20분 만인 오전 5시께 꺼졌지만, 화재 연기로 인해 주민 30여 명이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감식 결과 베란다 종이박스 더미 위에서 피운 수제 모기향이 화재 원인으로 지목됐다. 모기향이 바람에 쓰러지면서 불이 종이박스로 옮겨붙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집주인이 전날 피운 수제 모기향은 케이크에 꽂는 초 형태로 바람에 쉽게 쓰러질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실제 집주인은 불이 나기 40분 전인 오전 4시께 모기향을 확인한 결과, 2개 중 1개가 보이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과 소방 등은 수제 모기향이 화재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제 모기향은 예쁜 디자인과 몸에 해롭지 않은 천연 재료 사용 등으로 여름철만 되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얇게 만들어지는 등 형태가 제각각인 탓에 바람에 쉽게 날릴 우려가 커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 정해진 거치대를 사용하지 않아 모기향이 작은 충격에도 쓰러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제 모기향을 만드는 공방 등에서 화재 사고에 대한 사전 교육을 하거나, 정해진 규격을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승훈 기자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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