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식수원 구천댐 상류 물고기 수천 마리 떼죽음
경남 거제시민의 주요 식수원인 구천댐 상류에서 물고기가 떼죽음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단체는 인근 정수장에서 나온 오·폐수를 지목하며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최근 구천댐 상류에 위치한 배합골천~삼거천 500m 구간에서 상당수의 민물고기 폐사체를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어린 치어는 물론 20㎝ 내외 성어들로 줄잡아 수천 마리로 추정된다는 게 환경연합의 주장이다.
환경단체 “수자원공사 가동
구천정수장의 오·폐수가 원인
철저한 원인 규명, 대책 세워라”
환경연합과 인근 마을 주민들은 구천댐 상류에 자리 잡은 구천정수장에서 배출된 오·폐수와 찌꺼기(사진)를 이번 물고기 떼죽음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 시설은 구천댐 물을 끌어 올려 정수한 물을 거제면, 동부면, 남부면, 장승포동, 능포동, 아주동, 상문동 일부, 일운면 일부 지역에 공급한다. 이 물을 사용하는 인구는 6만 1000여 명이다.
문제는 정수 후 찌꺼기가 남은 물이다. 정수장에선 이를 다시 구천댐으로 흘려보낸다. 구천댐에서 매년 발생하는 녹조가 이로 인한 부영양화 현상이란 것이 환경단체의 지적이다. 인근 주민들이 10여 년 전부터 정수장 최종 방류구 이전을 요구했지만, 수자원공사와 거제시 모두 뒷짐만 지고 있다.
환경연합은 이번 물고기 떼죽음은 하천 생태계는 물론, 구천댐 오염에 따른 먹는 물 관리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연합 모니터링 결과 삼거천~구천천~구천댐 수계에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 수달이 최소 2마리 이상 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거제지역 하천에서만 사는 멸종위기 1급 민물고기 ‘남방동사리’의 주요 서식지다. 게다가 4~6월은 남방동사리를 비롯해 각종 민물고기 산란 철이다.
환경연합 관계자는 “시민들의 식수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맑은 하천을 유지하기 위해 이번 사태의 정확한 원인을 철저히 조사,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