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낙동강 하굿둑 개방 실험 환경부-농민 정면 충돌 우려
1987년 둑 건설 이후 32년 만에 추진되는 낙동강 하굿둑 수문 개방 실증 실험이 오는 6일로 확정되면서 환경부와 지자체·농민 간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낙동강 하굿둑 인근 농민들은 농업용수와 토양에 염분 침투를 우려하며 실험 진행 때 ‘강물 투신’도 불사하겠다지만, 부산시와 환경부는 농업용지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방 실증 실험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40분간 수문 열어 생태계 조사
환경부·市 “피해 최소화 진행”
농민들 “염분 피해 우려” 반발
부산시와 환경부는 “바닷물 수위가 하굿둑 내측 담수 수위보다 높아지는 오는 6일 밤을 수문 개방 시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부산시를 포함한 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한국수자원공사 5개 기관 협의체는 6일 오후 10시 40분부터 약 40분간 수문을 열어 둔다. 이들 기관은 하굿둑 기준 담수면 내측 3㎞까지 해수를 흘려보내 실용염분(단위:psu)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바닷물 유입 수준과 담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날 낙동강하구기수생태계복원협의회 등 60여 개 환경·시민 단체가 낙동강 하굿둑 개방을 염원하는 시민 선언 등을 발표하는 등 수문 개방에 힘을 싣고 있지만, 하굿둑 인근 농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는 애초 개방 실증 실험을 지난달 20일에 실시하기로 계획했지만, 농민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수문을 개방하면 해수 염분이 토양과 지하수에 스며들어 농업용지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노기태 강서구청장도 “완전 개방이 아닌 수문 부분 개방은 별다른 효과도 없는 보여 주기식 공약”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서낙동강수계살리기 범시민연합회 반재화 위원장은 “바닷물이 들어오면 모래에 염분이 스며들어 지하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부산시는 농민 우려에 미치지 않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개방 실증 실험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송양호 물정책국장은 “반대하는 농민과 인근 주민 대상으로 이전에도 간담회를 열어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