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A 컬렉션, 미술관 보고(寶庫) 들여다보기] (15) 세계에서 활동 중인 부산 출신 전준호 작가가 참여한 ‘축지법과 비행술’
‘축지법과 비행술(The Ways of Folding Space & Flying)’(사진)은 전준호와 문경원 작가의 작품으로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출품작이다. 두 작가는 실천적인 미술, 스스로 반성의 기회가 되는 작업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2009년부터 공동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이 작품 역시 공동 프로젝트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전준호&문경원’ 작업의 핵심은 ‘예술의 사회적 기능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축지법과 비행술’은 제목에서도 느껴지지만, 예술이란 ‘불가능을 상상하는 힘’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축지법과 비행이 가능한 인간은 없기 때문이다. 시놉시스 또한 간단하다. 종말적 재앙 이후 육지 대부분이 물속에 잠겨 한국관이 부표처럼 떠돈다. 그 속에 거주하는 인간이 이름다움을 깨닫게 되는 하루를 담고 있다. 미래의 일상이 영상 편집기술로 아름답게 재현되어있으며, 전준호&문경원 특유의 상징적인 장치들이 러닝타임을 가득 채우고 있다.
당시 비엔날레 주제는 ‘모든 세계의 미래(All the World’s Futures)’였는데, 이 작품은 ‘미래 시점에도 미술은 존재할 수 있는지를 묻고 미술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작품은 전준호와 문경원 외에도 많은 아티스트들이 결합하여 완성될 수 있었다.
양은진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