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라진 부산 명지국제신도시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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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23년 2단계 조성이 완료될 명지국제신도시. 부산일보DB 사진은 2023년 2단계 조성이 완료될 명지국제신도시. 부산일보DB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1단계(446만 2809㎡)가 조성 완공 단계에 들어갔지만, 조성 취지였던 외국기관 유치와 외국인 유치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다. 제자리걸음의 여파로 외국인 전용 임대 아파트단지는 용도 변경 후 일반 임대아파트 단지로 개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 없는 국제신도시’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 외국인, 외국자본 유치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기관 유치 수년째 제자리걸음

외국인 전용 임대아파트 단지

용도변경 후 일반임대주택 개발

명지국제신도시 택지 조성 시행사인 LH에 따르면 명지국제신도시 1단계 H2 구역 부지(9182㎡)는 올해 중 제로에너지 단독주택단지로 착공에 들어간다. H2 부지는 2015년 조성 계획 수립 당시 외국인 전용 임대 주택 단지 용도 부지였다. LH는 지난해 11월 부지 용도를 800세대 규모의 일반 임대주택으로 변경했다. 사실상 도시 특성인 '국제'를 포기하고 시행사인 LH가 당장 수익이 되는 직접 주거단지 개발에 나선 것이다.

조성 초기 계획됐던 외국인 우선 분양 임대주택도 개점휴업 상태다. 2016년 10월 입주자 모집 당시 870세대 중 외국인 우선 임대분양 87세대로 분양을 시작했던 금강펜테리움3차 아파트는 지난달 기준으로 외국인 우선임대로 단 1세대만 입주해 있는 상태다. 이 같은 현상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국제업무지구 분양률이 자리한다. 1단계 43만 70㎡의 외국인 투자 유치계획 부지 중 현재 45% 수준인 19만 1000㎡에만 투자 계획이 수립돼 있다. ‘국제 없는 국제신도시’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LH가 부지를 조성하고 경제자유구역청이 외자를 유치하는 이원적 구조를 넘어 부산시 차원에서 명지국제신도시 도시계획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대 정주철 도시공학과 교수는 “외국인 유치 실패로 부지가 용도 변경되고 결국 국제신도시가 서부산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것은 명확한 도시계획 실패다”고 말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외국기관 유치 노력이 진행 중인 만큼 ‘국제’라는 이름에 걸맞은 도시 시설 조성은 문제 없이 진행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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