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도 홍보 중단한 부산 수돗물

정태백 기자 jeong1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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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과거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물 아껴쓰기 거리 캠페인과 함께 상수도사업본부가 생산 중인 수돗물인 '순수 365' 수돗물 홍보하는 모습. 부산일보DB 사진은 과거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물 아껴쓰기 거리 캠페인과 함께 상수도사업본부가 생산 중인 수돗물인 '순수 365' 수돗물 홍보하는 모습. 부산일보DB

부산의 수돗물로 공급되는 낙동강 표류수 수질이 최악으로 치닫자 부산시가 수돗물 '순수365' 홍보를 사실상 중단했다. 또 시청 직원조차도 수돗물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김해시는 수돗물 마시기 생활화를 선언하고 청사 내 모든 정수기를 수돗물 음수기로 교체하는 등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낙동강 표류수 최악 수질 탓

‘순수365’ 마시라고 못 해”

시청 직원도 ‘말통 생수’ 마셔

수질 좋은 김해시, 수돗물 권장

26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민선 7기 이후 부산 수돗물 순수365 홍보를 중단했다. 시는 다만 "고도정수처리 된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정도로 시민에게 알릴 뿐이다. 시가 이 같은 결단을 내린 이유는 수돗물 원수인 낙동강 표류수가 지난해 화학적산소요구량(COD) 6.8㎎/L로 사실상 공업용수 수준으로 전락하는 등 수질이 굉장히 나빠졌기 때문이다. 원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돗물이 좋다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기에도 머쓱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시청 직원 2300여 명도 사무실에 비치된 정수기를 통해 18.9L PC(말통) 생수를 마시고 있다. 청사 내 수돗물 음수기는 1층 기업전시관 옆 단 한 곳뿐이다. 1층은 주로 민원인들이 오가는 곳임을 감안한다면 시청 직원 중 수돗물을 마시는 직원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시가 한때 시민들에게 순수365 마시기를 권장하며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도 청사 내 직원들은 말통 생수를 마셔 '표리부동' 그 자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시는 ‘순수365’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인 163개 항목보다 엄격한 263개 항목의 수질검사를 거쳤고, 취수원에는 생물경보시스템을 도입해 수질관리를 강화했다고 홍보해 왔다. 최소남 부산맑은물범시민대책위 상임대표는 "한때 시는 순수365를 '보약'처럼 홍보해 일부 시민들은 부산의 먹는물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착각하기도 했다"면서 "순수가 워낙 좋은 물로 포장돼 낙동강 원수의 심각성이 희석된 것이 가장 큰 폐해였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해시는 이달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청사 내에 설치된 모든 정수기를 수돗물 음수기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김해시의 이 같은 방침에는 수돗물의 수질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있다.

김해시는 최근 들어 이를 뒷받침할 만한 수질 개선과 국제인증을 승인받았다. 먼저 물복지 원년을 선포한 2017년부터 모래층을 통과한 물을 취수하는 '강변여과수'가 완공돼 시민들에게 직접 공급되고 있다. 또 정수장에서 가정까지 이어지는 노후 상수관로의 교체사업도 대부분 마무리했다.

한경용 김해시 수도팀장은 "우리 시의 수돗물은 국제인증과 국내 수상 등으로 우수성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정태백·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정태백 기자 jeong1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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