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괴정천을 서부산 대표적 생태하천으로 탈바꿈시켜야
부산 사하구 괴정천이 ‘환경부 생태하천 복원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다고 한다. 괴정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복개된 1.2㎞ 구간을 뜯어내 원래의 생태하천으로 되돌리는 데 주안점이 맞춰졌다. 또한 5.5㎞ 길이의 괴정천 곳곳에 생태체험 공간을 조성하고 산책로를 만들어 낙동강 하굿둑 자전거 도로와 자연스럽게 연결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번 괴정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에는 국가균형발전 취지의 예산 교부를 통해 10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서부산의 대표적인 오염하천인 괴정천을 생태하천으로 탈바꿈시켜 ‘서부산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 나온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괴정천을 생태하천으로 만들려는 그동안의 노력은 실패로 귀결됐다. 이번에야말로 서부산 주민들이 긍지를 가질 만한 생태하천으로 괴정천이 거듭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의 실패 경험을 소중한 자양분으로 삼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부산시는 2011년부터 2017년 말까지 275억 원의 예산을 들여 괴정천 생태하천 조성 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수질 개선에 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하천 폭을 넓히고 산책로와 벤치, 교량을 만드는 등 경관 개선과 편의시설 확충에만 골몰했다. 생태하천을 조성한다고 했지만 수질 개선은커녕 악취가 진동하는 바람에 편의시설의 쓸모조차 없어지는 전시행정으로 결론이 나고 말았다. 수질 개선 없이는 생태하천 복원과 친수공간 조성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오수관로 설치 작업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어서 기대가 크다. 부산시와 사하구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82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괴정·하단·당리동 일대에 63㎞ 길이의 오수관로를 신설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기 때문이다. 괴정천의 수질이 좋아지는 만큼 생태하천에 대한 기대 또한 높을 수밖에 없다. 성공적인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통해 괴정천이 ‘서부산의 온천천’으로 시민의 사랑을 받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