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조” VS “억지”… 대저대교 착공 앞두고 환경영향평가서 ‘공방’
부산지역 환경단체들이 대저대교 건설 공사와 관련해 작성된 환경영향평가서를 ‘날조 문서’라 주장하며 환경부에 반려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시는 환경단체들이 건설을 막기 위해 환경을 볼모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21일 부산시는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서는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체계적인 조사가 실시됐고 조사 시간도 부족함이 없다. 환경단체들이 법적으로 타당한 개발을 막기 위해 억지 주장을 펼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 시간·조류 조사 날림 진행”
환경단체, 환경부에 반려 요구
“연구소·전문가 체계적인 조사”
부산시 “허위사실 유포” 맞서
착공 전 최종 행정 절차서 논란
2024년 완공 계획에 영향 촉각
해당 환경영향평가는 낙동강 하구 대저대교 착공 이전의 마지막 행정 절차로, 대저대교 등 낙동강횡단교량 사업 구간 8.24㎞를 따라 진행될 공사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가늠하는 조사다.
‘환경영향평가서 날조 논란’은 지난 11일 환경단체 측이 부산시의 환경영향평가서를 입수하면서 불거졌다. 부산을 포함한 전국 60여 개 단체로 구성된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준)은 “세금이 투입된 환경영향평가가 날림식 조사로 진행됐고 이전 환경단체 조사와 비교해 턱없이 부실한 조사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한 시행된 조사 시간도 낙동강 하구 동식물 개체수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했다고 주장한다. 환경단체는 “육상 식물상 및 식생, 포유류 등 8개 항목 통합 조사가 지난해 5월 7시간 50분, 8월은 13시간에 그쳤다”며 “가장 중요한 조류 조사는 환경영향평가서에 고작 42종 4625개체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낙동강 하구에서 통상 50~60종의 조류가 관찰된 이전 환경단체 자료와 비교하면 엉터리 조사가 시행된 근거라는 입장이다. 습지와새들의친구 박중록 운영위원장은 “사업 구간 8.24㎞를 따라 양옆 3~6㎞ 거리까지 조사하게 돼 있는데, 하루 이틀로는 체계적 조사가 불가능하다”며 “생물다양성을 무시한 채 개체수를 줄여 공사에 타당성을 부여한 부산시의 환경영향평가서는 즉시 반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전문 업체를 선정했고 전국 전문가를 대동한 조사인데도 환경단체들이 개발 앞에 ‘극구 반대’를 외치는 모양새라고 반발하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현재 대저대교 공사와 관련해 주민설명회를 수차례 연 데다 민·관자문단 운영에 교통영향평가 심의까지 완료돼 착공만을 앞두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애초에 환경단체들이 지적한 문제가 있었다면 환경부 측에서 평가서 보완을 요구했을 것이다. 조류 조사는 철새 도래 시점 차이의 문제다. 환경단체에서 개발을 막기 위해 제동을 거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 용역을 진행한 한국환경생태기술연구소 김맹기 소장은 “한국조류연구소와 대학 연구팀까지 대동해 체계적인 조사를 진행했다”며 “환경부 통합 자료와 2004년부터 진행된 ‘낙동강하구 생태모니터링’ 자료 분석까지 거쳐 날조 문서는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이라고 말했다.
낙동강 하구 일대에 건설 예정인 대저대교는 2024년 들어설 예정이다. 부산시는 대저대교가 들어서면 일대 접근성 향상과 교통량 분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문화재보호구역인 낙동강 일대에 부산시가 날조 문서를 근거로 삽을 들이대고 있다”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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