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수욕장 울상 올해 방문객 수 ‘뚝’
여름철 국내 최고의 해변 관광 명소로 꼽히는 부산지역 해수욕장들의 올해 방문객 수가 최근 5년 중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 상인들은 점차 치열해지는 상권 경쟁에 중국, 일본 관광객 등 휴가철 ‘큰손’들까지 크게 줄자 울상을 짓고 있다.
11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부산 7개 해수욕장 개장 이후 이날 오후 4시 기준까지 몰린 관광객 수를 ‘페르미 추정법’으로 집계한 결과 총 2615만 9500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7%(553만 6000명) 감소한 수치다. 송정해수욕장이 지난해보다 32%(118만 5000명) 떨어져 감소율이 가장 컸고, 이어 일광해수욕장(25%) 송도해수욕장(24%) 다대포해수욕장(22%) 순으로 집계됐다.
2615만 명… 최근 5년 중 최저
송정·일광·송도 순 감소율 커
피서 트렌드 변화·장마 등 원인
해운대해수욕장은 페르미 추정법 집계로는 9%(81만 8000명) 줄었으나, 해운대구가 부산서 유일하게 활용 중인 ‘빅데이터 방식’에 의하면 오히려 24%(130만 명) 늘었다. 페르미 추정법은 낮 시간대 특정 면적에 있는 인원을 통해 전체를 파악하는 방식이며, 빅데이터 방식은 통신사가 30분 이상 해수욕장에 머문 가입자 수를 분석해 방문객을 추정한다.
기존 페르미 추정법에 따르면 올해 해수욕장 방문객은 5년 만에 처음으로 3000만 명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부산 해수욕장은 2014년 2844만 7000명 기록 이후 2017년 4855만 5000명까지 늘어오다 지난해 4116만 명으로 급감했다. 현재까지의 감소율을 볼 때 올해 3000만 명대 중반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페르미 추정법에 대한 ‘뻥튀기’ 논란에 집계 수치가 부정확할 수 있지만, 감소 추세는 뚜렷한 셈이다.
각 지자체 등은 예년보다 줄어든 폭염, 잦은 태풍과 장마가 올해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한다. 경기 불황, 호캉스(호텔+바캉스) 등 여행 트렌드 변화, 동해안 접근성 향상 등도 원인 중 하나로 본다. 해운대시장상인회 관계자는 “10명씩 몰려다니며 한 번에 50만~60만 원씩 쓰는 중국인도 사드 갈등 이후 줄었고, 일본인도 최근 시끄러운 국제 정세 탓인지 발걸음이 뜸하다”면서 “젊은이들도 식당보다는 길거리 음식을 선호하다 보니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값싼 해외여행지 증가, 국내 인구 감소 등 관광객 감소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어, 해수욕장을 여름철만이 아닌 4계절 관광지로 탈바꿈시키는 대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해운대구 관광시설관리사업소 관계자는 “달라지는 휴가 문화에 맞춰 해변 테마를 바꾸는 등 각 해수욕장의 관광객 유치 경쟁은 해마다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